노트르담 화염과 사라진 줄 알았던 벌 1만8,000마리 생존

입력
2019.04.19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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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현지시간) 저녁 파리 구도심 시테섬에 있는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발생한 화재로 붕괴한 첨탑이 있던 자리가 뻥 뚫린 채 검게 그을린 모습. 사진은 Gigarama.ru가 항공 촬영해 17일 공개했다. 파리=AP 연합뉴스
지난 15일(현지시간) 저녁 파리 구도심 시테섬에 있는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발생한 화재로 붕괴한 첨탑이 있던 자리가 뻥 뚫린 채 검게 그을린 모습. 사진은 Gigarama.ru가 항공 촬영해 17일 공개했다. 파리=AP 연합뉴스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와 함께 사라졌을 것으로 여겨졌던 양봉 벌 1만8,000여 마리가 무사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AP 통신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노트르담 대성당 지붕에서 벌을 키우던 양봉업자 니콜라 장씨는 "위성 사진으로 벌집 3개가 살아 남은 것을 봤다"며 "안심이 됐다"고 말했다. 벌집 1개에는 약 6,000여 마리의 벌이 살고 있었다. 장씨는 "벌들이 불타버린 대성당 지붕과 함께 사라졌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장씨는 2013년부터 노트르담 대성당 지붕에서 양봉을 해왔다. 유럽에서 벌 개체 수가 격감하자 파리 시가 건물을 활용한 양봉활동을 장려한 데 따른 것이다.

장씨는 15일 발생한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로 벌들이 무사하지 못했을 것으로 여겼다. 목재로 돼 있는 지붕이 화재로 거의 소실됐다면, 지붕 아래 벌집도 불에 탔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들이 화마(火魔) 속에서 살아남은 것은 벌집이 타지 않은 이유도 있으나 이산화탄소에 질식하지 않은 덕이 커 보인다. 장 씨는 "그들은 폐가 없어 질식해 숨지는 대신 일종의 마취 수면 상태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이어 "불이 났다는 것을 인지하면 벌통의 꿀을 양껏 섭취하고 여왕 벌을 보호하는 습성을 지녔다"며 "유럽의 벌들은 결코 그들의 벌집을 포기하지 않는다"고 했다.

한편 프랑크 리스터 문화부 장관은 19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성당의 안의 그림들을 화염으로부터 무사히 빼내어 다른 안전한 곳에 보관하고 있다"면서 "오늘 중으로 모든 그림을 수거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프랑스 공영 AFP통신이 전했다. 붕괴 위험이 상존하는 성당 내부 공간에 네 점의 그림이 남아 있어 전문가들이 이를 회수하는 작업을 곧 진행할 예정이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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