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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아시아나그룹은 15일 금호산업 이사회 의결을 거쳐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사진은 15일 오후 서울 강서구 오쇠동 아시아나항공 본사 모습. 연합뉴스

아시아나항공이 매각된다.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15일 이동걸 산은 회장과의 면담에서 아시아나항공 매각 의사를 전달하고, 즉시 매각을 골자로 한 그룹의 수정 자구안을 채권단에 제출했다. 한때 재계 7위까지 올랐던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아시아나항공이 매각되면 현재 재계 25위에서 60위권 밖으로 밀려난다.

매각 결정은 박 전 회장 퇴진과 박 전 회장 일가 보유 금호고속 지분(42.7%) 담보 제공 조건으로 5,000억원 유동성 지원과 3년 간의 경영정상화 기한을 달라는 1차 자구안을 채권단이 거부한 데 따른 것이다. 채권단은 대주주 사재 출연, 유상증자 등 자금난 타개를 위한 실질 방안이 자구안에 포함돼 있지 않은 점을 문제 삼았다. 박 전 회장 퇴진은 명목에 그치고, 경영정상화 기간 3년 보장도 ‘시간끌기’가 될 위험이 크다고 판단했다. 반면 수정 자구안은 구주 매각 및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아시아나항공 인수ㆍ합병을 즉각 추진키로 했다. 아울러 채권단에 박 전 회장 일가 보유 금호고속 지분 전량(47.5%), 금호산업 보유 아시아나항공 지분 전량(33.5%)을 담보로 제공키로 했다.

아시아나항공이 경영정상화의 계기가 마련된 건 일단 긍정적이다. 특히 박 전 회장이 2002년 취임 이래 무리한 차입 공격 경영으로 대우건설, 대한통운 등을 잇달아 인수하는 등 외형 확장에 치중하다 그룹이 자금난에 빠진 만큼, ‘오너리스크’를 벗게 된 것은 호재다. 사실 아시아나항공 실적은 2016년 매출 5조원 수준에서 2017년 6조원을 돌파했고, 지난해엔 7조원을 넘기며 영업이익 282억원을 기록할 정도로 나쁘지 않다. 새 주인이 정해지고, 구조조정을 거치면 우량회사로 거듭날 여지가 충분하다.

문제는 ‘신속 매각’과 ‘조기 안정화’다. 그러려면 채권단은 5,000억원 유동성 지원을 지렛대로 신속한 매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정교한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무엇보다 매각 지분에 대한 과도한 경영권 프리미엄 요구 등으로 매각이 표류할 수도 있는 만큼, 신속 매각이 가능한 구체적 조건을 보완해야 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인수 후보자의 조기 의사결정을 유도할 방안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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