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세월호 참사 5주기, 아직도 요원한 진상규명과 안전사회

입력
2019.04.16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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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5주기를 하루 앞둔 15일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책임자 처벌 대상 1차 발표 기자회견'에서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관계자들이 '특별수사단 설치 책임자 처벌' 팻말을 들고 취재진을 바라보고 있다. 서재훈 기자
세월호 참사 5주기를 하루 앞둔 15일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책임자 처벌 대상 1차 발표 기자회견'에서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관계자들이 '특별수사단 설치 책임자 처벌' 팻말을 들고 취재진을 바라보고 있다. 서재훈 기자

세월호 참사 5주기를 맞아 전남 진도 팽목항과 선체가 안치된 목포신항, 경기 안산 등지에서 각종 추모행사가 열리고 있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고 안전사회를 염원하기 위함이다. 또 ‘4월 16일의 약속 국민연대’와 4ㆍ16 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는 15일 서울 광화문 기억공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월호 참사 처벌 대상 1차 명단을 발표하고 이들에 대한 수사와 처벌을 촉구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등 당시 정부 관계자 13명과 해경 상황실 등 관련 기관 5곳이다. 세월호 참사에 책임지고 처벌받은 정부 관계자는 지금껏 해경 경정 1명에 불과하다. 그래서 책임자들을 수사ㆍ처벌할 수 있는 특별수사단 설치를 요구하고 국민 고소ㆍ고발인단을 꾸려 국민적 운동으로 확산시키겠다고 한다.

참사 5년이 지나도록 세월호 진상규명은 여전히 미흡하고, 의혹과 음모는 계속되고 있다. 올해 초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가 꾸려졌으나 활동 성과는 미미한 상황이다. 2016년 6월 활동을 마무리했던 1기 특조위는 세월호 선체 조사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고 침몰 원인도 시원하게 밝혀내지 못했다. 이렇게 시간을 허비하는 동안 세월호 유족들이 입은 상처는 이루 말할 수 없이 컸고, 그들의 눈물겨운 투쟁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그런데도 근거 없는 음모론이 유족들을 괴롭히고 사회를 어지럽히고 있다. 지만원 시스템 클럽 대표가 유튜브를 통해 배포한 ‘북한 침몰기획설’이나 ‘세월호 자동식별장치(AIS)가 조작됐다’는 방송인 김어준의 음모론은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되레 가로막을 수 있다. 또 ‘문재인 늑장대응 5시간’ 등의 괴담은 정치권이 세월호 참사의 비극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못된 버릇이다.

두려운 것은 세월호에 대한 우리 사회의 망각이다. 희생자와 유족에 대한 관심과 공감으로 희생자의 넋을 달래고 유족에 대한 치유를 도와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철저한 진상규명이다. 유족이 충분하다고 생각할 때까지 인내심을 갖고 진상조사를 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도리다. 특조위에 조사권만 있고 수사ㆍ기소권이 없다는 한계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물론 최종 목표는 재난으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것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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