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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국적의 2차 대전 독일군 수송선 MV고야 호가 1945년 4월 16일 침몰했다. relosh.weebly.com

1912년 4월의 ‘타이태닉호’ 침몰과 1915년 5월의 ‘루시타니아호’ 침몰은 초대형 해난사고로 잘 알려져 있다. 타이태닉호 침몰로 1,523명이 희생됐고, 1차대전 독일 잠수함 어뢰에 맞은 루시타니아호는 1,198명의 목숨과 함께 침몰했다. 전시와 평시가 같을 순 없지만 인명 피해로만 보면 최악의 해난 참사로 꼽히는 3건이 2차대전 유럽전쟁 막바지인 1945년 1~4월에 집중됐다. 모두 독일 선박이었고, 소비에트 잠수함 공격에 침몰했다.

1945년 1월 30일, 독일 제국해군 2만5,000톤급 수송선 빌헬름 구스트로프(Wilhelm Gustloff)호가 침몰했다. 구스트로프호는 크루저 선박으로 건조됐다가 39년 독일 해군에 징발돼 병원선과, 화물ㆍ수송선으로 활용됐다. 폴란드 그디니아(Gdynia)항을 출항해 발트해로 진입한 직후인 밤 9시 무렵 소련 잠수함(S-13)이 어뢰를 발사했다. 배에는 주로 여성과 어린이였던 5,000여 명의 피란민과 독일 군인 1,600여명이 타고 있었다. 구조된 일부를 빼고, 5,400여명이 숨졌다. 불과 11일 뒤인 2월 10일, 거의 같은 지점에서 독일 수송선 게네랄 슈토이벤(General Steuben) 호가 침몰, 3,500여명이 숨졌다. 알려진 바, 빌헬름 구스트로프호를 침몰시킨 그 잠수함이 쏜 2발의 어뢰에 단 7분만에 침몰했다. 당시 배에는 5,000여명의 부상병과 피란민이 타고 있었다.

단일 참사로 최대 인명피해를 낸 건 1945년 4월 16일 침몰한 5,230톤급 수송선 고야(Goya)호였다. 1940년 건조된 노르웨이 국적 화물선 고야는 독일군에 징발된 뒤 잠수함 U-보트 함대 보급 모선으로, 수송선으로 주로 쓰였다. 폴란드 그단스크(독일명 단치히)항을 떠나 슈체친(Szczecin)으로 향하던 중 잠수함(L-3) 어뢰 두 발에 두 동강이 났다. 승선한 7,000여명 중 구조된 건 182명(군인 176명)에 불과했다.

2003년 국제 해양탐사팀이 발트해 수심 76미터 지점에서 가라앉은 고야호를 발견했다. 3년 뒤 폴란드 해양 당국은 그 해역을 전몰자 묘역으로 공식 지정, 반경 500미터 이내 다이버 등의 접근을 불법화했다.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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