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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지난 11일 서울 중구 신한생명 디지털캠퍼스에서 열린 신한퓨처스랩 제2출범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제공

요즘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핀테크(Fintechㆍ금융+기술)’ 행보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최근 1주일 새 금융권의 핀테크 관련 행사장을 3곳이나 연달아 방문했을 정도인데요. 가히 ‘핀테크위원장’이라는 평가가 절로 나옵니다.

핀테크를 향한 최근 최 위원장의 ‘노골적’ 관심 표현은 지난 3일 우리은행의 스타트업 협력 사업 ‘디노랩’ 출범식 참석부터 시작됐습니다. 디노랩은 디지털 이노베이션 랩(Digital Innovation Lab)의 줄임 말로, 스타트업이 공룡(Dinosaur)처럼 클 수 있도록 은행이 물심양면 지원하겠다는 것입니다. 8일에는 농협금융지주의 ‘NH디지털혁신캠퍼스’ 출범을 지켜봤습니다. 농협은 핀테크 기업과 함께 인공지능(AI)ㆍ블록체인 등 신기술을 활용한 혁신 사업을 발굴하기로 했습니다. 11일엔 신한금융지주의 ‘신한 퓨처스랩 제2 출범식’도 방문했습니다. 신한금융이 핀테크 업계에 향후 5년간 250억원 규모의 투자를 약속하는 자리였습니다. 원래는 오는 18일 하나은행의 핀테크 지원 사업 ‘1Q Agile Lab’의 8기 출범 행사에도 참석하려 했는데, 일정이 맞지 않아 김용범 부위원장이 대참하게 됐다는 후문입니다.

장관급 인사가 특정 행사장을 이처럼 연달아 방문하는 건 이례적입니다. 업계에선 ‘핀테크’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장관이 노골적으로 관심을 표현하는 만큼 업계도 열심히 움직여달라는 바람의 표현이라는 겁니다.

사실 금융위는 지금이 국내 핀테크 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할 ‘골든타임’이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이달 초 금융위는 1차 혁신금융심사위원회를 개최하고 ‘금융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본격 시행에 나섰습니다. 심사만 통과 하면 혁신적인 금융서비스를 신청한 금융사와 핀테크 기업에 각종 금융규제를 최대 4년간 풀어주는 겁니다.

최 위원장은 “기존 법 체계를 초월하는 파격적인 혜택”이라며 “그만큼 정부가 신성장 동력 발굴을 지원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합니다. 금융위는 다음달 23일 개최 예정인 ‘코리아 핀테크 위크’ 준비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처음 열리는 국제 핀테크 박람회로서 국내외 핀테크 산업 종사자들이 모여 산업 활성화를 도모하고, 일반인도 핀테크 서비스를 체험하는 행사입니다.

간편송금 서비스 ‘토스’로 유명한 핀테크 기업 비바리퍼블리카는 핀테크 분야의 대표적인 ‘유니콘 기업(가치가 1조원이 넘는 비상장 기업)’으로 거듭났습니다. 금융권의 ‘스케일업(규모 확대)’ 투자와 정부 지원이 없었다면 토스를 만나보긴 힘들었을지도 모릅니다. 금융위원장의 독려를 계기로 ‘제2, 제3의 토스’가 많이 나타나길 기대해 봅니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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