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경제강국으로 만든 국가의 힘을 분석하다

입력
2019.04.12 04:4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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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국가가 철저하게 통제하고 주도하는 경제 성장을 표방해왔다. AP 연합뉴스
중국은 국가가 철저하게 통제하고 주도하는 경제 성장을 표방해왔다. AP 연합뉴스

최근 중국 내부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6월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운동 30주년을 앞둔 데다 경제 상황이 악화하면서 민심이 동요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경제성장률은 6.6%를 기록, 톈안먼 사태 직후 경제가 곤두박질쳤던 1990년(3.9%) 이후 28년 만에 가장 낮았다. 이에 중국 정부는 젊은 세대의 정치 활동을 감시하고, 사이버 공간의 사전 검열을 강화했다. 강력한 사회통제 시스템을 가동시키면서 대규모 감세와 인프라 투자 등 적극적인 재정 정책을 통한 부양책을 펼칠 예정이다. 이처럼 중국은 국가가 통제하고 주도하는 경제 성장을 표방해 왔다.

중국식 국가 주도 체제는 시장 자본주의가 경제 발전을 도모할 것이라는 서구식 대전제에 반한다. 자유시장 경제의 방해물로 여겨진 공산독재 체제를 지속하면서도 중국이 2000년대 10%대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며 세계 경제를 주무르는 강대국이 된 배경은 무엇일까.

중국 경제사 대가인 리처드 폰 글란 캘리포니아대(UCLA) 역사학과 교수는 저서 ‘케임브리지 중국경제사’에서 중국의 국가 체제와 경제 성장의 연관성을 깊이 살핀다.

책은 청동기 시대부터 20세기까지 3,000년에 걸친 중국 경제사를 낱낱이 다룬다. 책은 국가의 주권과 권력이 경제성장의 걸림돌이 됐다기보다 재정 능력을 향상시키고 법과 제도를 정비하는 등 경제를 이끄는 데 도움이 됐다고 분석한다. 그러면서 서양식 자본주의가 중국식 공산주의를 능가한 것은 전체 인류사에서 매우 짧은 시기에 불과하고, 그 수명도 다했다고 지적한다.

케임브리지 중국경제사

리처드 폰 글란 지음ㆍ류형식 옮김

소와당 발행ㆍ752쪽ㆍ3만8,000원

새로 쓰는 중국혁명사

나창주 지음

들녘 발행ㆍ824쪽ㆍ3만8,000원

13대 국회의원을 지낸 현대 중국 정치전문가 나창주씨가 쓴 ‘새로 쓰는 중국혁명사’는 1911년 신해혁명 이후부터 1949년 마오쩌둥(毛澤東)의 중화인민공화국 수립에 이르는 중국의 근대에 집중했다. 당시 중국은 외세 축출과 권력 투쟁으로 그 어느 때보다 혼란스럽고 불안정했다. 중국의 당시 채택한, 자본과 노동력을 공산당이 독점 관리하는 국가자본주의 체제는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두 책을 관통하는 주제는 중국의 경제성장이 국가에 의해 이뤄졌다는 것이다. ‘케임브리지 중국경제사’는 서양의 관점에서 탈피해 중국의 독특한 국가 주도 체제를 조명했고, ‘새로 쓰는 중국혁명사’는 국가가 철저하게 통제했던 경제 체제가 자유와 민주를 꿈꾸는 민중들에 의해 흔들리는 현상을 분석했다.

강지원 기자 styl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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