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 “성분 다른 인보사, 안전성 문제 없다”

입력
2019.04.10 18:03
수정
2019.04.10 20:4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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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가 다른 성분만으로도 신뢰도 ↓

판매가 중단된 코오롱생명과학의 무릎관절염 신약 '인보사'. 코오롱생명과학 제공
판매가 중단된 코오롱생명과학의 무릎관절염 신약 '인보사'. 코오롱생명과학 제공

판매가 중단된 세계 첫 세포유전자치료제 ‘인보사’ 제조사 코오롱생명과학이 인보사에 들어 있는 허가와 다른 성분에 대해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암이 생길 수 있는 위험에 대해 이미 충분한 안전 조치를 취했다는 설명이다.

코오롱생명과학은 10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참고자료를 배포하면서 “현재까지 인보사 임상에 참여했거나 인보사를 투여받은 환자들 중 암과 관련한 부작용이 파악된 사례가 없고, 앞으로도 추적관찰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인보사의 핵심 성분인 형질전환세포가 당초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허가받은 대로 연골세포가 아니라 신장세포(293세포)라는 사실이 공개된 지난달 31일 이후 종양 발생 위험성이 계속해서 제기돼오고 있다. 연구용으로 많이 쓰이는 293세포는 인체 내로 들어가면 암세포로 변할 가능성(종양원성)이 있기 때문이다.

코오롱 측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권고를 토대로 방사선(감마선)을 조사해 종양원성을 제거했다는 입장이다. 통상적으로 세포가 죽는 감마선 수치(56그레이)보다 많은 양(59그레이)을 조사했다는 것이다. 일부 제품이 조사에 누락됐을 지 모른다는 의구심에 대해서도 코오롱은 감마선은 모든 사물을 투과하기 때문에 제조공정 중 감마선에 노출되지 않는 제품은 없다고 설명했다.

코오롱에 따르면 59그레이의 감마선을 맞은 세포는 최대 24일 안에 모두 죽는다. 코오롱은 그러나 감마선을 조사한 세포를 이보다 긴 44일 동안 배양하며 사멸 여부를 측정하고 생존율이 0%로 확인된 것만 인보사 제조에 사용했다고 밝혔다.

종양원성은 비단 293세포에만 나타나진 않는다. 형질전환세포가 원래 허가대로 연골세포여도 암 발생 가능성은 존재한다. 세포 종류와 상관 없이 외부에서 유전자를 삽입하고(형질전환) 인위적으로 배양하는 과정에서 무한히 증식하는 ‘능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코오롱은 형질전환세포가 연골세포라고 생각했는데도 방사선 조사를 했던 것이다.

인보사는 무릎관절 내 폐쇄된 공간(관절강)에 투여된다. 관절강에는 혈관이 없어 이곳에 투여된 성분은 혈관을 타고 체내 다른 부위로 이동하지 못한다. 코오롱 측은 실제로 임상시험 환자의 혈액을 검사했을 때 형질전환세포가 한 번도 검출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설사 코오롱의 주장처럼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 해도 허가와 다른 성분의 약을 유통했다는 사실만으로 코오롱의 신뢰도는 땅에 떨어졌다. 성분이 다른 데도 기업만 믿고 세계 첫 허가를 내준 식약처에 대한 비판 역시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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