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제주 4ㆍ3사건’ 72년 만에 공식 유감 표명키로

입력
2019.04.02 19:09
수정
2019.04.02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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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국방장관회담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1일 오후(현지시간) 워싱턴 주미한국대사관에서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한미 국방장관회담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1일 오후(현지시간) 워싱턴 주미한국대사관에서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국방부가 군ㆍ경의 무력진압으로 수많은 양민이 희생된 ‘제주 4ㆍ3사건’에 대해 사건발생 72년 만에 처음으로 공식적인 유감을 표명한다.

2일 국방부 관계자에 따르면 방미 중인 정경두 국방부 장관을 대신해 서주석 차관이 3일 혹은 4일 제주 4ㆍ3행사가 열리는 광화문 광장을 방문해 희생자를 애도하고 유감을 표명할 예정이다. 구체적 방식은 조율 중이지만 서 차관이 3일 열리는 4ㆍ3 추념식이 아닌 광화문 광장에 마련된 별도의 추모공간을 찾아 당시 무고한 양민 희생이 있었던 것에 대해 사과와 유감을 표명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 4ㆍ3사건’은 1948년 4월3일 발생한 소요사태를 기점으로 1954년 9월21일까지 7년 7개월간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력충돌과 진압과정에서 주민들이 희생된 사건을 총칭한다. 지금까지 국방부는 이 사건을 군과 경찰이 무장봉기를 진압한 사건이라며 사과나 유감표명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2003년 노무현 대통령에 이어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까지 사과와 유감의 뜻을 밝히고 철저한 진상규명을 약속하면서 입장이 변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노재천 국방부 부대변인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정 장관이 이 사건에 대해 공식 사과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국방부 당국자가 공식 사과를 하느냐’는 추가 질문이 이어지자 노 부대변인은 “어떤 형식으로든 입장 표명이 있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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