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할 오늘]BWTC의 바람개비(4.8)

입력
2019.04.08 04:40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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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레인 세계무역센터 풍력 터빈이 2008년 4월 8일 돌기 시작했다. bahrainwtc.com
바레인 세계무역센터 풍력 터빈이 2008년 4월 8일 돌기 시작했다. bahrainwtc.com

재생가능에너지(Reusable Energy)는 기후변화의 주범인 화석연료의 궁극적 대안이면서, 동시에 엄청난 성장 잠재력을 지닌 미래산업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양적(규모)으로는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뿐 아니라, 산유국들이 몰려 있는 ‘MENA(중동ㆍ북아프리카)’의 쿠웨이트 오만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바레인 오만 등 이른바 선벨트(SUN BELT) 국가들이 잇달아 태양광과 풍력 발전 설비 투자에 힘을 쏟는 것이 그 예다. 질적으로는 예컨대 태양광 발전의 경우 빌딩 외벽과 창문에 적용할 수 있는 투명 유리형 패널이 개발되더니, 밤에도 발전이 가능한 태양전지 소재까지 개발됐다.

2008년 완공된 바레인 세계무역센터(BWTC)는 풍력 발전 터빈을 장착한 세계 최초의 고층빌딩으로 각광받았다. 중동의 금융허브로 부상하고 있는 바레인 금융센터(BFH) 빌딩과 함께 수도 마나마(Manama)의 랜드마크로 꼽히는 BWTC는 지상 50층(240m) 높이의 쌍둥이 빌딩으로 두 건물이 세 개의 공중 연결통로로 이어져 있고, 연결통로마다 직경 29m의 바람개비가 달려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한다. 빌딩 외형도 페르시아 만의 바람을 모아 들일 수 있도록 깔때기형으로 기울게 만들어졌고, 바람개비도 중심축을 기준으로 45도 안쪽으로 기울어져 바람을 최대한 흡수할 수 있게 배치됐다. 발전량은 바람개비 하나당 225KWH씩 총 675KWH(연간 1.3GWH)로, 빌딩 총 에너지 수요의 11~15%를 충당할 수 있다고 한다. 다국적 건축회사 애트킨스(Atkins)사와 덴마크 회사 노르윈(Norwin) A/S사의 공동 작품이라 해야 할 BWTC의 터빈이 2008년 4월 8일 회전을 시작했다.

네덜란드 에인트호번 공대(TU/e) 연구진은 2014년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BWTC의 터빈 설계가 잘못됐다고, 만일 바람개비의 날개를 반대 방향으로 달았다면 연간 발전량을 14% 늘릴 수 있고, 또 날개를 빌딩 중앙이 아닌 뒤쪽에 치우쳐 달았다면 효율이 31% 더 개선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물론 BWTC의 풍력 터빈은 효율이나 경제성보다 재생가능에너지의 청정 이미지와 탈 화석연료 시대의 상징성을 겨냥한 설계였다.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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