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명품행정] 캔ㆍ페트병, 수거기에 버리면 10ㆍ5포인트씩 ‘차곡차곡’

입력
2019.04.01 04:4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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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8>제주 서귀포시 재활용도움센터 

[저작권 한국일보]지난달 27일 제주 서귀포시 동홍동 재활용도움센터에서 한 주민이 캔ㆍ페트병 자동수거기에 캔을 투입하고 있다. 이 자동수거기를 이용하면 적립된 포인트에 따라 현장에서 가연성 쓰레기 종량제 봉투를 받을 수 있다.
[저작권 한국일보]지난달 27일 제주 서귀포시 동홍동 재활용도움센터에서 한 주민이 캔ㆍ페트병 자동수거기에 캔을 투입하고 있다. 이 자동수거기를 이용하면 적립된 포인트에 따라 현장에서 가연성 쓰레기 종량제 봉투를 받을 수 있다.

제주 서귀포시에 거주하는 주부 문희선(45)씨의 출근길엔 동홍동 재활용도움센터가 단골 코스다. 집에서 나온 재활용쓰레기를 요일이나 시간의 제약 없이 수시로 처리할 수 있어서다. 재활용품 요일별 배출제에 묶인 데다, 오후 3시 이후에만 사용 가능한 집 근처의 쓰레기집하장(클린하우스) 보단 이 센터의 활용 폭은 크다. 덤을 챙기는 건 보너스다. 센터에 설치된 자동수거 보상기로 캔이나 플라스틱 페트병을 버리면 적립된 포인트에 따라 가연성 쓰레기 종량제 봉투도 받을 수 있다. 문씨는 “그동안 집 근처 클린하우스에만 쓰레기를 버려오다 최근부터 재활용도움센터를 이용하고 있는데, 생각보다 이용하기 쉽고, 종량제 봉투까지 받을 수 있어 일석이조”라며 “또한 캔이나 페트병 이외에도 집에서 버리기 힘든 폐식용유와 소형가전제품도 언제든지 버릴 수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로 편리하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제주 서귀포시의 재활용도움센터가 주민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그동안 재활용 쓰레기 처리 과정에서 겪어왔던 불편함이 줄었기 때문이다.

31일 서귀포시에 따르면 도에선 2017년 7월부터 폐기물 소각과 매립을 최대한 줄이고, 자원 재활용을 늘리기 위해 도민들의 불편을 감수하면서 재활용품 요일별 배출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재활용도움센터는 이 제도 시행 과정에서 도입됐다. 재활용품 요일별 배출제도 시행을 위해 설치된 소규모의 클린하우스 이외에 자유롭게 쓰레기 처리가 가능한 시설 또한 필요하단 판단 때문이었다. 제주도는 수년 전부터 인구 및 관광객 증가와 쓰레기 처리시설 용량 초과로 쓰레기 처리에 애를 먹고 있다.

특히 서귀포시의 재활용도움센터에선 톡톡 튀는 다양한 특수시책 시행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이 가운데 △캔ㆍ페트병 자동수거 보상제, △빈병 보증금 환불제, △소형 폐가전 무상배출제, △가정용 폐식용유 무상배출제 등이 대표적이다.

[저작권 한국일보]제주 서귀포시 서귀동 매일올레시장에 설치된 중앙재활용도움센터는 3년간의 시행착오를 통해 개선된 최신식 재활용도움센터다.
[저작권 한국일보]제주 서귀포시 서귀동 매일올레시장에 설치된 중앙재활용도움센터는 3년간의 시행착오를 통해 개선된 최신식 재활용도움센터다.

지난해 8월부터 시행 중인 캔ㆍ페트병 자동수거 보상제의 경우 캔과 페트병을 자동수거기에 투입하면 적립 포인트 영수증이 발급된다. 이용자는 적립 포인트에 따라 현장에서 종량제 봉투(5ㆍ10ㆍ20L)를 받을 수 있다. 캔류는 개당 10포인트, 페트병류는 개당 5포인트가 각각 적립된다. 1포인트는 현금 1원꼴이다. 캔과 페트병을 현금으로 교환하는 일부 기초지방자치단체는 있지만 포인트 적립식 보상제는 서귀포시가 처음이다. 캔ㆍ페트병 자동수거기는 현재 4곳에 설치됐고, 상반기 중 4곳에 추가 설치될 예정이다. 현재 자동수거기를 통해 수거되는 캔과 페트병은 월 1만2,500여개에 달한다. 아울러 종량제봉투도 월 300여장이 지급되고 있다.

빈병 보증금 환불제는 편의점이나 마트 등에서 빈병 반환 수량을 제한, 환불을 꺼리고 있다는 점에서 착안됐다. 시는 공병수거업체와 협약을 맺고 재활용도움센터에서 무제한으로 빈병을 환불해 주고 있다. 현재 6곳의 재활용도움센터에서 시범운영 중이며, 1곳당 월평균 3만여병(300만원)이 환불됐다.

가정에서 튀김 등에 사용한 후 하수도에 버리거나 가연성 쓰레기와 함께 버리던 폐식용유도 재활용도움센터를 통하면 친환경적으로 처리될 수 있다. 주민들이 폐식용유를 재활용도움센터 수거통에 버리면 업체가 한꺼번에 수거한 후 친환경 비누 등으로 재활용하고 있다.

소형폐가전 무상배출제는 불편한 비용 문제 해결 고민에서 출발됐다. 주민들이 폐가전제품을 배출할 경우엔 5개 이상 모아 리사이클링센터수거서비스를 이용하거나, 신고한 후 수수료까지 지불하고 폐기물에 스티커도 부착, 클린하우스에 배출해야 했지만 재활용도움센터에 배출하면 무료로 이용이 가능하다. 지난해 4월 서귀포시 지역에서 처음 시행된 이 시책은 시민들에게 호응도를 얻으면서 올해부터 도 전역으로 확대됐다.

양근혁 서귀포시 클린하우스팀장은 “서귀포시 재활용도움센터는 ‘전국 최초’는 물론 ‘전국 최고’라는 수식어가 붙은 수 있게 주민들의 눈높이에 맞춰 지속적인 개선이 이뤄졌다”며 “앞으로도 주민들이 기분 좋게 분비배출에 동참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시책들을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주=글·사진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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