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먹는 식품 이야기] 식품첨가물 규정에 맞게 사용하면, 평생 매일 먹어도 괜찮아요

입력
2019.04.01 23:00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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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동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기준기획관

“식품첨가물이 인류를 기아에서 해방시켰다”라는 말을 한 강연에서 들은 적이 있다. 식품첨가물이 인류가 먹고 사는 문제에서 벗어나 더 나은 삶을 영위하도록 큰 역할을 했다는 점을 강조한 말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웰빙시대를 지향하는 오늘날 식품첨가물은 오히려 건전한 식생활을 해치는 천덕꾸러기로 인식되고 있다.

최근 식품첨가물에 대한 소비자 인식도 조사 결과에서도 식품안전을 가장 위협하는 요인으로 중금속, 식중독균, 방사능을 제치고 식품첨가물이 1순위로 꼽혔다. 유독 식품첨가물에 대한 불안감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첨가물은 과학적으로 안전성이 입증된 물질이어야 함은 물론 꼭 필요한 용도로 필요한 양만큼만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사용량은 평생 매일 섭취해도 건강에 영향이 없는 양인 일일섭취허용량(ADI)보다도 낮은 수준에서 정하고 있다. 규정에만 맞게 사용한다면 인체 위해성은 우려할 필요가 전혀 없다. 다만 이러한 식품첨가물의 사용기준을 위반한 식품에 대해서는 수입검사나 유통수거검사를 통해 철저히 단속하고 있다.

식품첨가물은 식품산업 발달과 함께 많은 품목이 개발되어 식품 안전과 품질을 유지하는 것과 동시에 우리의 식생활을 더욱 풍성하게 한다. 보존료와 산화방지제가 없다면 장기간 유통이 어려워 먼 지역에서 생산된 식품은 먹기 힘들 것이다.

아스파탐 같은 감미료가 없다면 당 섭취를 줄여야 하는 당뇨병 환자는 단맛 나는 음식을 즐기지 못한다. 비타민, 아미노산 같은 영양강화제가 없다면 분유를 먹는 영ㆍ유아에게 균형 잡힌 영양소 제공하기 힘들다. 또한 송아지 위에서 얻어지는 천연 우유응고효소가 미생물 배양에 의한 효소제로 개발되지 않았으면 지금도 치즈를 만드느라 엄청난 송아지의 희생이 있었을 것이다.

식품 가공공정 상에도 유화제가 없다면 마요네즈를, 껌기초제가 없다면 껌을, 팽창제가 없으면 빵의 제조가 힘들어진다. 이렇듯 식품첨가물은 다양한 가공식품이 개발되고 유통ㆍ소비하는 시대에서는 필요 불가결한 존재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좋지 않은 기억은 오래 간다고 했던가. 잘못된 정보로 오랫동안 오해 받는 첨가물도 있다. 식육 발색제로 사용되는 아질산염은 위에서 발암물질인 니트로사민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이유로 의심 받지만 아질산염은 사실 우리가 먹는 채소류에도 상당량 들어 있다.

사카린은 과거 잘못된 실험으로 방광암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고 알려졌지만 2001년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 무해함이 밝혀졌다. 화학조미료로 악명 높은 MSG(L-글루탐산나트륨)도 육류, 어류 등 단백질 식품에 천연으로 존재하는 아미노산인 L-글루탐산에 나트륨만 결합된 물질로 안전성을 국제적으로 입증 받고 있다.

식품첨가물에 대한 잘못된 정보는 인터넷에서뿐만 아니라 초ㆍ중ㆍ고교 교과서에서도 발견될 정도로 부정적 인식이 널리 확산되어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으려고 전문콘텐츠, 카드뉴스, 웹툰 등 다양한 방식으로 식품첨가물의 필요성과 용도를 설명하여 국민이 식품첨가물에 바른 인식을 갖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이윤동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기준기획관
이윤동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기준기획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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