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썬 도화선’ 폭행사건 당시 경찰 조치 ‘부적절’

입력
2019.03.28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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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 합동조사단 자체조사 결과 

 인권위 ‘공권력 남용’ 판단과 대동소이 

MBC 뉴스데스크가 지난 1월 28일 보도한 클럽 버닝썬 직원들의 김상교씨 집단폭행 사건. MBC 방송화면 캡처
MBC 뉴스데스크가 지난 1월 28일 보도한 클럽 버닝썬 직원들의 김상교씨 집단폭행 사건. MBC 방송화면 캡처

마약에 경찰관 유착, 연예인 성폭력 등으로 얼룩진 ‘버닝썬 스캔들’의 발단이 된 지난해 폭행사건 처리가 경찰 자체 조사에서도 부적절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집단폭행을 신고한 김상교(28)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한 것은 ‘공권력 남용에 의한 인권침해’라고 규정한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과 같은 맥락이다.

서울경찰청 '강남 클럽 폭력사건 관련 합동조사단'은 김씨 집단폭행 사건과 관련한 쟁점 6가지를 청문감사관실이 조사하도록 통보했다고 28일 밝혔다. 쟁점은 △현장 도착 경찰관의 소극적 대응 △신고자를 가해자로 체포한 조치의 적정성 △체포절차 준수 여부 △체포 과정의 위법성 △조사 중 병원 이송 요청 거부 △현행범 체포서 허위 작성 여부다.

이외에 김씨를 지구대로 연행하는 과정에서 위법하게 제압했는지, 김씨가 요구한 지구대 내 블랙박스 조작 여부 등에 대해서는 경찰의 수사가 진행 중이다.

청문감사관실은 직원 비위나 비리를 조사해 징계 여부와 수위 등을 결정하는 부서다. 의혹에 연루된 경찰관들을 상대로 사실관계를 조사해 잘못이 드러나면 징계를 내린다. 합동조사단이 쟁점들을 청문감사관실에 통보한 것은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는 의미다.

'버닝썬 스캔들'의 발단이 된 지난해 11월 집단폭행 신고자 김상교씨가 이달 19일 오전 명예훼손 사건 피고소인 신분으로 서울경찰청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버닝썬 스캔들'의 발단이 된 지난해 11월 집단폭행 신고자 김상교씨가 이달 19일 오전 명예훼손 사건 피고소인 신분으로 서울경찰청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김씨는 지난해 11월 24일 버닝썬에서 억지로 끌려가는 여성을 보호하다 클럽 직원과 보안요원들에게 폭행당했고, 112에 신고를 했지만 출동한 서울강남경철서 역삼지구대 경찰관들이 오히려 자신을 폭행하고 체포했다고 주장했다.

서울경찰청 생활안전과장이 단장인 합동조사단은 지난 1월 31일 조사를 시작해 9회의 회의와 현장확인 2회, 법률 및 외부 자문을 거쳐 출동한 경찰관들의 초동 조치 등에 문제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합동조사단 관계자는 “인권위가 권고한 내용도 무겁게 받아들이고 조사 과정에 충분히 반영했다”면서 “인권위는 '주의' 조치를 권고했는데, 청문감사관실에서는 이보다 상당히 강한 책임을 물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지난 19일 “경찰관의 재량을 인정해도 김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할만한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고, 현행범 체포서가 상당 부분 사실과 다르게 부풀려 작성됐다”고 판단했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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