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20년 만에 대한항공 경영권 잃었다

입력
2019.03.27 10:09
수정
2019.03.27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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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주총회서 사내이사 연임안 부결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그룹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의 경영권을 박탈당했다. 연합뉴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그룹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의 경영권을 박탈당했다. 연합뉴스

조양호(70) 한진그룹 회장이 그룹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의 경영권을 잃게 됐다. 주주들의 반대로 대기업 총수가 사내 이사 연임이 불발되면서 자리에서 물러나게 되는 첫 사례다.

대한항공은 27일 오전 서울 강서구 공항동 대한항공빌딩에서 제57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안 등 4개 의안을 표결에 부쳤다. 이 가운데 조 회장 사내이사 연임안은 찬성 64.1%, 반대 35.9%로 부결됐다. 이날 주총 참석률은 의결권 있는 주식 수 (9,484만4,611주) 기준 74.84%다. 대한항공 정관은 ‘사내이사 선임은 주총 참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조 회장은 1999년 아버지 고 조중훈 회장에 이어 대한항공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오른 지 20년 만에 대한항공의 경영권을 잃게 됐다. 이사회에 참석하지 못하기 때문에 사내이사 추천 등 주요 의사결정을 내릴 수 없게 된 것이다. 미등기 임원으로 대표권 없는 회장 자리를 유지할 가능성도 점쳐지지만, 이 경우 퇴진을 요구하는 여론의 시선을 견뎌야 한다.

대한항공 주식 지분은 조 회장과 한진칼 등 특수관계인이 33.35%를 보유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11.56%로 2대 주주인데, 26일 국민연금은 조 회장 사내이사 연임안에 반대의 뜻을 밝혔다. 이밖에 외국인 주주 20.50%, 기관과 개인 소액주주 등 기타 주주 55.09%를 보유하고 있다.

남상욱 기자 thot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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