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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투명한 공공기관 임명 절차 고민할 것”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이 18일 춘추관 브리핑룸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박상기 법무부장관과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으로부터 장자연·김학의·버닝썬 사건 관련 보고를 받고 지시사항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청와대가 26일 이른바 ‘환경부 블랙리스트’ 관련 혐의를 받는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에 대해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데 대해 “영장전담판사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정치상황까지 고려한 판단으로 보여 유감”이라고 반발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를 통해 이같이 전했다. 김 대변인은 그러면서 “앞으로 장관의 인사권과 감찰권이 어디까지 적법하게 행사될 수 있는지, 법원이 그 기준을 정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특히 “이번 검찰수사를 계기로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는 현재 운영되고 있는 공공기관의 장과 임원에 대한 임명 절차를 보다 투명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야당은 청와대의 압박이 구속영장 기각에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하며 즉각 반발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청와대 대변인은 물론 국민소통수석을 지낸 분까지 앞장서서 압박한 게 제대로 작동했다”며 “이 정권의 사법부 겁박은 농단 수준”이라고 비난했다. 전날 윤영찬 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김 전 장관의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이 이명박ㆍ박근혜 정권 때와 다른 잣대를 세우고 있다고 비판한 것 등을 문제 삼은 것이다. 앞서 김 대변인도 22일 김 전 장관 구속영장 청구와 관련해 “과거 정부의 사례와 비교해 균형 있는 결정이 내려지리라 기대한다”고 논평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 같은 발언들이 법원에 대한 압박으로 작용했다는 주장이다.

김현아 한국당 원내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객관적 물증이 다수 확보돼 있고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는 법원의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청와대와 민주당의 법원 압박과 가이드라인이 기각 사유와 대동소이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법원이 환경부와 청와대 사이의 인사 논의를 관행이라고 판단한 데 대해 “지난 정부는 적폐라면서 처벌하더니 문재인 정부가 하면 관행이 되는 것인가. 남이 하면 적폐이고 내가 하면 관행인가. 적폐가 다시 관행이 되는 역사의 퇴행을 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바른미래당도 “불법적 관행이 적법이 될 수는 없다. ‘과거’가 기준이 될 수는 없다”고 비판에 가세했다. 이종철 대변인은 논평에서 “법과 정의의 관점에서 악습과 구습을 타파하고 더 깨끗하고 투명한 나라를 만들자는 ‘촛불 정신’은 살아있다”며 “검찰은 증거에 따라 ‘윗선’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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