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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경4] [저작권 한국일보]환경부 블랙리스트 문건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는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이 25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동부지법 법정으로 들어 가고 있다.20190325 고영권 기자 /2019-03-25(한국일보)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을 받고 있는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에 대해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이 26일 새벽 기각됐다. 김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청와대로 뻗어나가던 검찰 수사에도 제동이 불가피해졌다.

서울동부지법 박정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6일 오전 1시 50분쯤 “객관적인 물증이 다수 확보돼 있고 증거인멸이나 도주의 염려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며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전날 오전 10시 30분 법원에 출석해 오후 5시까지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은 뒤 서울동부구치소에서 대기하던 김 전 장관은 영장이 기각된 직후 풀려났다.

박 부장판사는 환경부가 산하기관 임원들의 사퇴 동향을 파악한 것에 대해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봤다. 이어 “최순실 일파의 국정농단과 당시 대통령에 대한 탄핵으로 인해 공공기관에 대한 인사 및 감찰권이 적절하게 행사되지 못하여 방만한 운영과 기강 해이가 문제되었던 사정이 있다”며 “새로 조직된 정부가 해당 공공기관 운영을 정상화하기 위해 인사수요파악 등을 목적으로 사직의사를 확인했다고 볼 여지도 있고, (블랙리스트에 오른) 해당 임원에 대한 복무감사 결과 비위사실이 드러나기도 한 점을 비추어 봤을 때 다툼의 여지가 있어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공단 상임감사 자리 등에 친 정부 인사를 임명하기 위해 시도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장기간 있었던 관행으로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 보기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박 부장판사는 “최종 임명권, 제청권을 가진 대통령 또는 관련 부처의 장을 보좌하기 위해 청와대와 관련 부처 공무원들이 임원추천위원회 단계에서 후보자를 협의하거나 내정하던 관행이 장기간 있었던 것으로 보여, 직권을 남용해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다는 구성요건에 대한 고의나 위법성 인식이 다소 희박한 사정이 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박 부장판사는 “객관적인 물증이 다수 확보돼 있고 피의지가 이미 퇴직함으로써 관련자들과는 접촉하기가 쉽지 않게 된 점에 비추어 증거인멸이나 도주의 염려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며 김 전 장관을 풀어줬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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