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난 홍콩, 790억달러 들여 인공섬 건설한다

입력
2019.03.19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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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부족 문제 해결할 고육지책

일부선 환경 파괴 지적도 나와

날로 커지고 있는 주택 공급 부족에 시달리는 홍콩 정부가 세계에서 가장 넓은 인공섬 건설을 추진하고 나섰다. 건설 예산만 790억달러(약 89조2,503억원)에 달한다. 이르면 2032년에 새 섬에 주민들이 입주할 것으로 보인다.

홍콩 정부는 19일 1,000헥타르(10k㎡) 크기의 인공섬을 홍콩에서 가장 큰 섬인 란타우섬 인근에 건설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여의도 면적의 세 배를 넘는 크기다. 세계에서 가장 추택 구입이 힘들다고 알려진 홍콩의 주택난을 해결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이번 인공섬 건설 사업은 홍콩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인프라 구축 사업이다. 영국의 식민지였던 지난 1998년, 기존 카이탁 공항을 대신할 첵랍콕 공항을 건설할 때 들였던 비용의 네 배 수준이다.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인공섬을 건설할 때에도 120억달러(약 13조5,570억원)이 들었던 것에 비해서도 훨씬 큰 비용이 들어간다.

홍콩 정부는 2025년 인공섬 건설의 첫 삽을 뜨기 시작해 2032년 새 입주민을 들일 계획이다. 새로 건설되는 인공섬애는 약 26만여가구가 입주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 70퍼센트 이상이 공공 주택 사업에 투입될 것이라고 홍콩 정부는 덧붙였다.

하지만 환경 문제 등에 대해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대규모 간척 사업에 따른 부작용이 벌써부터 대두된다. 사업 예정지인 란타우섬 인근에는 홍콩의 명물인 핑크 돌고래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디 추 입법원 의원은 페이스북에 “정부가 만병통치약처럼 주장하고 있는 간척 사업이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더 큰 위기를 불러올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투입 예산이 더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도 덧붙였다. 정부측이 주장하는 예산보다 더 많은 1,120억달러(약 126조5,320억원)이 소요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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