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 한다혜, 6년 설움 씻어낸 장충의 봄

입력
2019.03.18 16:09
수정
2019.03.18 18:41

긴 후보 생활 끝내고 리베로 주전… PO 맹활약 “챔프전도 장충에서”

GS칼텍스 리베로 한다혜. KOVO 제공.
GS칼텍스 리베로 한다혜. KOVO 제공.

GS칼텍스 리베로 한다혜(24)가 팀이 5년 만에 진출한 봄 배구에서 깜짝 활약을 펼치고 있다. 플레이오프 1, 2차전에서 리시브 효율 45.3%, 세트당 디그 5.3개를 기록하는 등 시즌 평균(43%, 3.46개)을 웃도는 성적으로 팀의 돌풍을 이끌고 있다.

한다혜는 플레이오프 3차전을 앞둔 18일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컨디션이나 기분이 1, 2차전을 치를 때와 다르지 않다”면서 “이제는 (부담을 내려놓고) 그저 코트에서 즐긴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17일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슈퍼 디그’ 25개를 포함해 무려 33개의 디그(성공률 91%)를 기록하며 팀 승리에 소금 같은 역할을 했다.

한다혜는 팬들의 눈엔 낯설지만, 벌써 프로 6년 차 선수다. 2013~14시즌에 입단(3라운드 5순위)한 이후 주로 후보 선수에 머물러 눈에 잘 띄지 않았다. 입단 첫 해는 아예 출전 기회조차 잡지 못했고, 이후에도 교체 선수로 간간이 모습을 보이다 2016~17, 2017~18시즌에 원포인트 서버와 리베로로 번갈아 출전(서베로)한 것이 전부다. 플레이오프 2차전 직후 ‘수훈선수 인터뷰’를 했는데, 데뷔 6년 만에 처음 해봤다. 긴 무명 생활에 대해 한다혜는 “답답하거나 서러운 마음은 없었다”면서 “그저 배구가 재미있어서 즐겁게 운동을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GS칼텍스 리베로 한다혜. KOVO 제공.
GS칼텍스 리베로 한다혜. KOVO 제공.

그러다 주전 리베로 나현정(29)이 시즌 초반 팀에서 이탈하면서 4라운드부터 본격적으로 주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봄 배구를 앞두고 그의 큰 경기 경험 부족을 걱정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기우였음이 드러났다. 상대팀 리베로이자 국가대표 출신인 임명옥(33ㆍ도로공사)이 플레이오프서 리시브 효율 52.5%에 세트당 디그 4.7개를 기록중인 점을 고려하면 ‘국대급’ 활약을 펼치는 셈이다. 특히 2차전에서는 도로공사 외국인 선수 파튜(34)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수비하면서 팀 승리에 숨은 공신 역할을 했다. 한다혜는 “우리 블로킹이 막지 못하는 자리에 미리 가 수비 준비를 했는데 잘 맞아 떨어졌다”라고 말했다.

한다혜의 키는 164㎝이다. 오빠를 따라 배구를 시작한 초등학교부터 리베로를 준비했는데, 프로 6년 차인 이제야 꽃을 피우고 있다.

한다혜는 “처음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봄 배구를) 했는데 점점 부담이 많아지는 것 같다”면서 “챔피언 결정전도 장충체육관에서 열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GS칼텍스와 도로공사의 PO 3차전은 19일 오후 7시 경북 김천체육관에서 열린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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