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를 들러리 세운 ‘클레이 신성’

입력
2019.03.18 13:16
수정
2019.03.18 18:43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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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니크 팀, 파리바오픈 제패… 101승 도전 페더러 2-1로 꺾어

11번 우승 중 8번이 클레이코트… “하드코트 약하다” 소문 잠재워

도미닉 티엠이 1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디언웰스 테니스가든에서 열린 BNP 파리바 오픈 남자 단식 결승에서 로저 페더러를 꺾고 우승을 차지한 뒤 시상식에서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있다. 인디언웰스=EPA 연합뉴스
도미닉 티엠이 1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디언웰스 테니스가든에서 열린 BNP 파리바 오픈 남자 단식 결승에서 로저 페더러를 꺾고 우승을 차지한 뒤 시상식에서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있다. 인디언웰스=EPA 연합뉴스

오스트리아의 신성 도미니크 팀(26ㆍ8위)이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38ㆍ4위ㆍ스위스)에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3번째 도전 만에 자신의 첫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마스터스 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팀은 1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디언웰스 테니스가든에서 펼쳐진 BNP 파리바 오픈 남자 단식 결승에서 페더러를 2-1(3-6 6-3 7-5)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이번 우승으로 팀은 자신의 프로 통산 12번째 타이틀이자 마스터스 1,000 시리즈 첫 우승을 차지하는 감격을 맛봤다.

팀은 경기 후 ATP와의 인터뷰에서 “믿겨지지가 않는다. 위대한 결승전 경기에서 페더러와 경쟁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며 “이전 두 번의 마스터스 결승에서는 패했지만 이번에 승리하면서 마치 그랜드슬램을 우승한 기분”이라는 소감을 밝혔다. 팀은 2017년과 2018년 마스터스 마드리드 오픈 결승에서 각각 라파엘 나달(33ㆍ2위ㆍ스페인)과 알렉산더 즈베레프(22ㆍ3위ㆍ독일)에게 패해 2년 연속 준우승을 차지한 경험이 있다. 인디언웰스가 자신의 3번째 마스터스 우승 도전이었던 셈이다.

이 대회 전까지 커리어 11회 우승 중 8번을 클레이코트에서 달성하며 “클레이에서만 강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팀은 하드코트에서 열린 마스터스 대회에서 페더러를 꺾으며 남자테니스 차기 대권을 노리는 유력 후보로 급부상했다. 팀이 하드코트에서 정상에 오른 것은 2016년 멕시코 아카풀코 대회와 2018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대회에 이어 3번째다. 팀은 18일 발표된 세계랭킹에서도 페더러를 5위로 밀어내고 4위에 오르게 됐다.

1, 2세트를 사이 좋게 주고 받은 두 선수의 승부는 마지막 3세트에서 갈렸다. 게임스코어 5-5로 맞선 상황에서 팀은 결정적인 브레이크에 성공했다. 페더러의 서브 게임에서 15-30으로 뒤져 있던 팀은 페더러의 2회 연속 네트 앞에 떨어지는 드롭샷을 잘 받아내며 40-30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자신의 서브게임까지 잘 지킨 팀은 2시간 2분 만에 페더러를 무너뜨리는 데 성공했다.

이날 팀은 강력한 스트로크와 서브로 페더러의 백핸드를 공략하는 데 성공했다. 페더러는 팀의 스트로크에 밀려 백핸드가 계속 네트에 걸리는 에러를 범했다. ATP가 공개한 2011년부터 2018년까지 모든 마스터스 시리즈와 니토 ATP 파이널 대회 통계를 봐도 팀은 오른손잡이 선수 중 AD코트(서브시 코트 왼편에 서는 경우)에서 와이드서브를 가장 높은 비율로 구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팀은 53.1%의 비율로 와이드서브를 구사해 상대의 백핸드쪽으로 공을 보내 경기를 유리하게 끌고 나가는 전략을 사용해왔다. 공교롭게도 이 부분 2위는 페더러(50.1%)다.

반면 이번 대회에서 개인 통산 101번째 우승을 노렸던 페더러는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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