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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자연ㆍ김학의 사건 재수사 여론 높아…과거사위 활동 연장, 특검 도입 등 거론 
김영희(왼쪽) 대검찰청 과거사진상조사단 총괄팀장이 지난해 12월 19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부 검사가 조사단에 외압을 행사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검찰청 과거사 진상조사단 총괄팀장인 김영희 변호사가 18일 “고 장자연 사건이나 김학의 사건을 보면서 느낀 점은 ‘사건의 암장’. 사건을 묻어버린다는 말”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를 통해 “검찰이든 경찰이든 초기에 단서가 되는 내용들을 마음먹고 발견하지 않았던 것으로 하거나, 증거를 남기지 않음으로써 사건이 아예 없었던 것으로 만들 수 있는 부분”이라고도 했다. 두 사건 모두 수사 과정에서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다.

김 팀장은 특히 권력층 접대를 강요 받았던 장자연 사건과 관련, “장자연씨가 수첩에 쓰는 걸 굉장히 좋아했다고 한다. 그래서 수첩이 한두 개가 아니고 핸드백에도 있었는데 아예 가져가지도 않았다. 또 복사한 것조차 수사기록에 남아 있지 않는 등 이상한 부분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성 접대 사건에 대해서는 “배당이 바뀌면서 팀을 새로 구성해 12월부터 기록을 보기 시작해 겨우 3개월이 안 된 상태”라며 조사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진상조사단 활동이 이번 달 말 마무리되는 것과 관계 없이 장자연ㆍ김학의 사건 재수사 목소리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장자연 사건 재수사를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60만건을 돌파하는 등 재수사에 대한 국민들의 찬성 여론도 높다.

김 팀장은 김학의 사건과 관련, “새롭게 조사하는 과정에서 얻어낸 것들이 있다”며 “당연히 검찰의 잘못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이 김 전 차관의 얼굴을 확인할 수 있는 성 접대 동영상을 검찰에 넘겼는데도 무혐의 처리가 된 과정에서 검찰의 위법한 행위가 포착됐다는 것이다.

진상조사단은 강제수사권이 없어 압수수색, 금융ㆍ통화 내역 조회, 강제구인을 할 수 없다. 그럼에도 2017년 12월 출범 이래 의혹이 제기된 17개 사건 대부분에 대해 재수사를 권고했고, 현재 5개 사건 조사를 진행 중이다. 그간 법무부 과거사위원회는 몇 개월씩 활동 기한을 연장해줬으나 최근 추가 연장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고, 18일 오후 늦게 기한 연장 여부에 대한 최종 입장을 발표한다.

이에 대해 김 팀장은 “국민들이 다 원하고 있는데 시간을 충분히 줬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다만 조사단이 일정 기간만 활동하는 것이고 강제수사권도 없는 한계점이 있으므로 “일정 시점에서는 수사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수사의 형태에 대해 “검사들이 수사 대상일 수 있기 때문에 특별검사도 하나의 방식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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