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사, 지자체 그리고 셰어링 서비스들이 준비하는 라스트 마일 솔루션 대결

입력
2019.03.15 08:51
최근 많은 자동차 제조사들이 '라스트 마일'을 고민하고 있다.
최근 많은 자동차 제조사들이 '라스트 마일'을 고민하고 있다.

최근 자동차 제조사들의 변화는 상당히 다양하고 형태로 진행되고 있고, 또 그러한 변화의 정도나 변화에 대한 접근 방식 및 실현 방식이 무척이나 입체적으로 바라봐야 할 정도로 상당히 복잡한 것이 사실이다.

실제 몇몇 그룹 및 브랜드들은 적극적인 M&A를 통해 자체적인 경쟁력이나 ‘새로운 위기’에 대한 내성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기도 하고, 어떤 그룹과 브랜드들은 연간 생산 규모를 대대적으로 축소하고, 그룹의 운영 전략을 대담하게 바꾸는 선택을 하고 있다. 이외에도 지금의 시스템이 아닌 미래에 대한 시스템을 선점하기 위해 공을 들이는 경우도 많다.

이런 상황에서 몇몇 그룹과 브랜드들은 새롭게 주목하고 있는 분야가 있다. 바로 ‘라스트 마일’ 분야다.

새롭게 주목 받고 있는 ‘라스트 마일’

사실 ‘라스트 마일’은 원래 지금과는 조금 다른 의미였다.

본래의 라스트 마일의 정확한 의미는 생산 및 제작 과정이 모두 끝난 제품이 사회, 기업적으로 마련된 물류 시스템에 의해 ‘고객에게 전달되는 과정’에 거쳐 고객에게 전달되는 그 과정 속에서 마지막 부분에 속하는 과정이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위의 미국의 한 물류 업체, ‘베킨스 노스웨스트’ 사가 제시한 개념도처럼 제품이 ‘고객(소비자)’에게 전달되는 과정을 도식화한 것 중 마지막 부분인 ‘고객이 제품을 인도 받는 직전의 과정’이 바로 라스트 마일인 것이다.

이러한 원론적인 라스트 마일의 개념도 2019년 현재는 물론 미래에도 충분히 유효한 정의일 것이다. 실제 다양한 브랜드들은 대체 에너지를 비롯한 유통 시스템을 개선할 수 있는 새로운 이동 솔루션을 제시하고, 시스템을 새롭게 선보이고 있다.

르노의 경우에는 보다 도심 속 물류 운송을 위한 이지-프로 컨셉 등을 선보이고 있고, 자동차 제조사가 아닌 아마존과 같은 유통, 판매 업체의 경우에는 드론 등을 활용한 ‘물류 운송의 마지막 단계’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와 활동 공간을 이어주는 라스트 마일

본론으로 돌아와 최근 자동차 업계가 주목하는 ‘라스트 마일’을 살펴보면 그 핵심은 바로 ‘활동 공간’과 ‘자동차의 사이’를 이어주는 것이 바로 ‘라스트 마일’의 개념인 것이다.

예를 들어 ‘현관을 나와 주차되어 있는 자동차까지’ 혹은 ‘주차장에 주차 후 회사까지’ 등 자동차가 멈춰 있는 공간에서 ‘활동의 공간’까지의 짧은 거리를 보다 효과적이고 능숙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로 ‘라스트 마일’의 개념인 것이다.

물론 자동차가 있는 곳과 ‘활동 공간’의 거리가 짧은 경우라면 ‘걸어가면 된다’고 할 수 있지만, 모든 주차 공간과 활동 공간이 가까이 있을 수 있는 게 아니고, 또 ‘그러한 거리’를 보다 빠르게 이동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소비자들이 분명 존재하기 때문이다.

제조사, 서비스 그리고 지자체의 라스트 마일

실제 최근 자동차 제조사들을 중심으로 이러한 라스트 마일에 대한 고민을 담은 결과물 혹은 해당 결과물을 기대하게 만드는 여러 모습들이 드러나고 있다.

먼저 BMW의 경우에는 i8 스파이더의 시트 뒤쪽에 자리를 마련해 무선 충전이 가능한 ‘전동 킥보드’를 배치하고, 이를 활용해 ‘라스트 마일’을 빠르고 경쾌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우디 또한 컨셉 모델을 통해 트렁크 게이트 하단의 슬라이딩 방식의 적재 공간을 마련해 롱보드 혹은 전동 킥보드로 활용될 수 있는 라스트 마일 ‘액세서리’ 컨셉을 선보이기도 했다.

브랜드 역사에 있어서 ‘자전거’의 제작 경험을 보유하고 있고, 또 2019년 현재에도 브랜드가 자체적으로 제작하는 자전거를 보유하고 있는 푸조 또한 접이식 전기자전거 ‘eF01’을 지난 2016년 첫 공개를 하기도 했다.

푸조 브랜드 최초의 접이식 전기 자전거인 eF01은 당시로서는 우수한 성능(최고 속도 20km/h / 1회 주행 거리 30km)으로 의미있는 ‘라스트 마일’ 솔루션이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은 최근 푸조 5008과 함께 합을 이루는 ‘푸조 마이크로 e-킥’으로 이어지며 라스트 마일에 대한 브랜드들의 의지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음을 드러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카카오 모빌리티가 알톤 스포츠를 비롯한 자전거 업체와의 MOU를 맺으면서 ‘전기 자전거 공유 서비스’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자동차 제조사가 아닌 다른 분야, 다른 서비스 업체가 이러한 ‘라스트 마일’ 솔루션을 준비하는 것 또한 상당히 이채롭게 느껴지지만, 사실 해외에서는 이미 이러한 ‘라스트 마일’과 ‘공유 경제’의 조합을 이뤄낸 서비스들이 지속되고 있다.

실제 미국에서는 전동 킥보드를 셰어링 서비스로 이용할 수 있고, 젊은 소비자를 대상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자동차를 빌리는 카셰어링 서비스와 달리 운전 면허에 대한 부담도 없고, 또 교통 체증으로 인한 ‘정체’ 영향도 크지 않으니 그 확산 속도가 상당히 빠르며, 이를 위한 전동 킥보드 개발 및 사업 관련 시장도 점점 커지고 있다.

서울시가 운영하고 있는 ‘따릉이’ 또한 큰 범위에서의 라스트 마일 솔루션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지자체가 운영하는 서비스인 만큼 개개인의 자동차보다는 대중교통에 기반하는 것이 사뭇 다른 부분이 있지만 ‘정류장’ 혹은 ‘지하철 역’ 인근 등에 비치된 따릉이를 즉각적이고 빠르게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지차체가 선보일 수 있는 최적의 ‘라스트 마일’ 서비스라는 평가는 물론이고, 실질적인 운영 비율이나 만족도도 상당히 높은 게 사실이다.

게다가 지차체가 운영하는 사업인 만큼 사회적 기업 형태로 운영해 사회적인 자활 솔루션에 대한 기대감은 물론이고, 시민들의 삶을 개선하는 등의 부가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게다가 최근 서울시가 추구하고 있는 ‘삶의 속도 조절’에도 어느 정도 연관이 있어 ‘지속성’만 보장된다면 더욱 호평 받을 솔루션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견고한 준비가 필요할 라스트 마일

국내에서는 그 필요성이 크지 않았던 라스트 마일 시장이었지만 어느새 국내 시장에서도 라스트 마일에 대한 제조사, 셰어링 서비스 그리고 지자체가 모두 관심을 갖고 있는 상황이 되었고, 또 일부 서비스의 경우에는 이미 본 궤도에 오른 상태다.

향후 라스트 마일의 솔루션 경쟁에 있어 누가 우위를 점하게 될지 모르겠지만, 반대로 ‘스마트 모빌리티의 사용량’ 증대로 인해 발생할 크고 작은 접촉 사고는 물론, 스마트 모빌리티의 ‘무분별한 사용’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대형 사고 등과 같은 ‘부정적인 이슈’에 대해서도 현명하게 대응하고, 미리 준비할 수 있길 바란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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