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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일ㆍ스탠퍼드 등 부정입학 연루 유명 배우ㆍCEO 50여명 기소
미국 연방검찰의 대학 입시비리 수사로 적발돼 기소된 배우 로리 러플린(왼쪽)과 펠리시티 허프먼. 이들은 자녀의 명문대 체육특기생 입학을 위해 입시브로커와 대학 운동부 코치 등에게 뒷돈을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초대형 대학 입시비리 스캔들이 터졌다. 유명 할리우드 배우, 기업체 최고경영자(CEO) 등의 자녀들이 명문대 체육특기생으로 위장해 부정 입학하는 과정에서 입시브로커를 매개로 대학 운동부 코치, 시험 관리자 등에게 거액이 흘러간 사실이 수사당국에 적발된 것이다. 기소된 인원만 50명이 넘었고, 최근 8년간 이들 사이에 오간 뒷돈은 무려 2,500만달러(약 283억원)에 달했던 것으로 나타나 미국 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한국의 입시 문제를 정면으로 다뤄 큰 화제를 모은 국내 TV드라마 ‘SKY(스카이)캐슬’의 미국판 실화가 나온 셈이다.

1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연방검찰과 연방수사국(FBI)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학부모 33명과 대학 운동부 코치 9명, 입시브로커 등 50여명을 사기 공모, 업무방해, 돈 세탁 등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기소 대상 학부모에는 TV드라마 ‘위기의 주부들’로 에미상을 수상했던 배우 펠리시티 허프먼, 국민 시트콤 ‘풀하우스’에 나온 로리 러플린, 뉴욕 소재 로펌 공동대표인 고든 캐플런 변호사 등도 포함됐다. 연루된 대학교 역시 예일, 스탠퍼드, 조지타운, 웨이크포레스트, 서던캘리포니아 등 대부분 명문대였다.

1999년 대학운동부를 다룬 미국 영화 ‘바서티 블루스’(Varsity Bluesㆍ한국 개봉명 ‘그들만의 계절’)에서 작전명을 빌려온 이번 수사 결과는 그야말로 ‘스카이캐슬’의 판박이였다. 비리의 중심 인물은 입시브로커 윌리엄 릭 싱어. 워싱턴포스트는 그에 대해 “캘리포니아주 뉴포트비치에서 입시컨설팅업체 ‘에지 칼리지&커리어 네트워크’를 운영하며 학부모와 대학코치들을 연결했다”고 전했다. 싱어는 실기와 수상경력 등 다양한 요소가 반영돼 평가기준이 모호한 체육대학, 특히 세간의 관심이 덜한 수구와 조정, 테니스 등의 종목을 집중 타깃으로 삼았다. 예일대 축구특기자로 입학한 여학생의 경우 싱어가 학부모한테서 120만달러를 받아 40만달러를 대학 코치에게 건네고 80만달러는 자신이 챙기는 식으로 거래가 이뤄졌다. NYT는 “이들은 미식축구, 농구, 야구 등 인기종목에 비해 관심도 떨어져 부정행위의 표적이 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미국의 수학능력시험 격인 SAT, 학력고사에 해당하는 ACT 등 공인 입시의 관리 책임자에게도 뒷돈이 흘러간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학생의 시험답안, 면접 답변을 수정하는 것은 물론, 아예 정답을 미리 알려주고 점수를 조작하기도 했다. 검찰은 대부분 한 건당 뇌물액수가 수십만달러였으나, 최대 650만달러인 경우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미국 검찰은 그러나 학생들과 대학 관계자들에 대해선 무혐의 결론을 내려, 관련 학생들의 입학 취소 여부는 추후 해당 학교의 판단에 맡겨지게 됐다.

김정우기자 홍윤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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