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함에 가두고 고추냉이 먹이고…” 인강학교는 장애학생 사각지대

입력
2019.03.11 12:00
수정
2019.03.11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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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인강학교. 홈페이지 캡처
서울인강학교. 홈페이지 캡처

서울 도봉동 인강학교에서 지적장애 학생들을 학대한 특수교사와 사회복무요원들이 재판에 남겨졌다.

서울북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 박기종)는 장애학생에게 억지로 음식을 먹이고 교실에 가둔 A(56)씨 등 교사 2명과 학생을 폭행하고 사물함 속에 감금한 사회복무요원 3명을 장애인복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11일 밝혔다.

인강학교 폭행 사건을 조사한 서울도봉경찰서가 지난해 10월 송치했을 때는 사회복무요원 3명만 피의자였지만, 검찰은 교사 2명의 범행 사실을 발견해 추가로 입건했다.

검찰 조사 결과 중등부 교사 A씨는 지난해 학생(당시 14세)에게 고추냉이와 고추장 등을 강제로 먹였고, 전공과 담임교사 B(56)씨는 피해자 C(22)씨를 폐쇄된 공간인 사회복무요원실에 가두고 방임했다. C씨는 이곳에서 사회복무요원들에게도 어깨 등을 폭행당했다. A씨는 범행을 인정했지만, B씨는 “통제가 안 되는 아이를 사회복무요원실로 데려가는 것은 관행이었다”며 부인했다.

사회복무요원 3명은 C씨 이외에도 미성년 장애학생 3명을 가두고 머리와 등, 옆구리 등을 주먹으로 때린 것으로 조사됐다. 13세였던 학생을 계속 서 있게 하거나 ‘앉았다 일어났다’ 행동을 반복하게 했고 주먹을 들어 위협하는 등 학대하기도 했다.

이들은 지난해 4월부터 6월까지 두 달 간 범행을 저질렀고, 사회복무요원 중 1명은 2017년에도 학생을 폭행한 사실이 드러났다.

피해학생들은 별다른 후유증을 보이지 않지만 검찰은 정신적 피해가 추후에 천천히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치료비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한편, 도봉경찰서는 지난달 26일 발달장애 학생에게 소위 얼차려를 시키고 폭행한 혐의로 교사 D씨도 입건했다. D씨는 검찰이 기소한 교사들과 동일인물이 아니고, 피해자도 다른 학생이다.

박지윤 기자 luce_j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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