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 주원인 녹내장, 40세 이후 정기적으로 검사 받아야

입력
2019.03.11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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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신경 손상되면 회복 어려워, 조기 발견ㆍ적절한 치료 중요 

의료진이 녹내장 의심환자의 망막을 살펴보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의료진이 녹내장 의심환자의 망막을 살펴보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실명을 일으키는 질환인 녹내장 환자가 2012년 58만여 명에서 2017년 87만여 명으로 5년 새 49.4% 증가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40세부터 환자가 유의하게 증가하고 60대 환자가 가장 많았다.

녹내장은 안압 상승 등의 원인으로 시신경이 손상되고, 이로 인해 시야가 점차적으로 상실되는 질환이다. 특별한 증상이 없어 대다수가 방치하지만, 시신경 이상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수 있으며 증세가 심해지면 실명에 이를 수 있어 치명적이다.

녹내장의 주원인은 ‘안압 상승’이다. 우리 눈의 앞부분은 방수(房水)로 채워져 있다. 방수는 모양체에서 만들어진 후 홍채 가장자리의 섬유주를 통해 배출된다. 방수의 적절한 생성과 배출과정을 통해 안압이 정상적으로 유지된다. 그런데 배출통로에 문제가 생겨 방수가 빠져나가지 못하면 안압이 올라간다.

안압이 상승하면 시신경섬유가 손상되고 시력 손상으로 이어진다. 안압은 하루에도 몇 번씩 변하지만, 정상인은 적절한 범위 안에서 유지된다. 보통 40세 이상 한국인의 평균 안압은 14 ㎜Hg이며, 정상 범위는 보통 10~20 ㎜Hg사이로 측정된다.

과거에는 안압 상승(21㎜Hg 이상)이 녹내장의 원인으로 생각됐다. 하지만 정상 안압에서도 녹내장이 생겨 최근 녹내장성 시신경 손상에 높은 안압 이외 다른 요소가 관여하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정상 안압을 가진 녹내장이 원발개방각녹내장의 70-80%나 된다. 가족력, 당뇨병, 고혈압 등도 발병 위험을 높이며 카페인과 흡연도 위험인자라고 알려졌다.

녹내장 증상은 종류에 따라 다르다. 원발개방각녹내장은 서서히 증상이 나타나며 시력이 손상될 때까지 아무런 이상이 없다. 그러나 색깔 변화를 잘 인지하지 못하고, 눈앞이 희미해지거나 지속적으로 눈이 아프며 이른 노안 증상 등이 생길 수 있다.

반대로 폐쇄각녹내장은 갑작스러운 극심한 통증과 시력감퇴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통증으로 구토나 발한 증상을 생기기도 한다.

한번 손상된 시신경은 다시 회복되지 않는다. 녹내장은 안압을 조절해 진행을 막고, 약물로 치료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약물치료에도 안압 조절이 어렵거나 시야 변화가 진행되면 수술하게 된다.

김용연 고려대 구로병원 안과 교수는 “녹내장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고 증상이 나타났을 때에는 이미 말기일 가능성이 높아 진단이 늦어지는 만큼 예후가 좋지 않은 편”이라며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중요하다”고 했다.

김 교수는 “이미 손상된 시신경으로 인해 좁아진 시야는 회복되지 않으므로 녹내장 진단을 받으면 지속적으로 관리해 안압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40세 이후에는 정기적으로 녹내장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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