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접 흡연이 만성콩팥병까지 유발한다”

입력
2019.03.11 10:57
수정
2019.03.11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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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접 흡연 노출 되면 위험 1.48배 높아져 

 집ㆍ직장 등에서 간접흡연 노출 줄여야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간접 흡연이 만성콩팥병을 일으킬 가능성을 높이는 것으로 확인돼 공공장소에서 더 강력한 금연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박정탁 세브란스병원 신장내과 교수와 지종현 인하대병원 신장내과 교수 연구팀은 “간접 흡연에 자주 노출되면 만성콩팥병 발병 위험이 66%까지 높아진다”고 밝혔다. 연구결과는 미국 신장학학회 공식저널 CJASN(Clinical Journal of the American Society of Nephrology) 최신호에 발표됐다.

콩팥은 몸에서 노폐물과 독소를 배출하고, 미네랄 등을 조절해 혈중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시켜 준다. 주원인으로는 당뇨병과 고혈압이 있다. 이밖에 이상지질혈증, 비만, 흡연 등이 위험요인이다.

콩팥은 한 번 나빠지면 이전 상태로 회복되지 않기에 철저한 예방과 관리가 필요하다. 만성콩팥병으로 콩팥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빈혈이나 고혈압, 폐부종, 위장관 출혈 등이 나타난다.

흡연이 만성콩팥병에 미치는 영향은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간접 흡연이 콩팥병에 미치는 대규모 연구는 처음이다.

연구팀은 2001~2014년 한국유전체학 및 역학연구에 참여한 13만1,196명 중 장기 추적이 가능한 비흡연자 2,284명을 대상으로 간접 흡연에 노출되지 않은 그룹(717명)과 노출된 그룹(1,567명)으로 분류해 연구를 진행했다. 간접 흡연은 흡연자 옆에서 직접 흡연에 노출된 경우다.

연구결과, 간접 흡연에 노출되지 않은 사람보다 간접 흡연에 노출된 그룹은 만성콩팥병 위험은 1.48배 높아졌다. 이번 연구에서 흡연자가 비흡연자보다 만성콩팥병 위험이 1.37배 높아진 것보다 높은 수치였다.

만성콩팥병 진단 기준은 국제신장학회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한 사구체여과율 60 mL/min/1.73 m2 미만으로, 사구체여과율이 60 이하로 3개월간 지속되면 만성콩팥병으로 진단한다.

연구팀은 추가적으로 1,948명을 간접 흡연에 노출되지 않은 그룹과 주 3회 미만 노출된 그룹, 주 3회 이상 노출된 그룹으로 나눠 8.7년간 추적 관찰을 통해 만성콩팥병 진단을 받을 수 있는 위험성을 평가했다. 평가 결과, 간접흡연에 노출되지 않았을 때에 비해 3일 미만 노출된 경우 59%, 3일 이상 노출됐을 때 66%나 높아졌다.

박 교수는 “간접 흡연이 콩팥질환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며 “정부 금연정책으로 많은 공공장소에서 흡연이 제한됐지만 아직 집이나 직장에서 많은 곳에서 비흡연자가 간접 흡연에 노출돼 있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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