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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명에 월급 안 주고 사장 잠적’ 한국일보 보도 나오자 조국 수석에 지시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은 7일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에게 ‘인도네시아 내 한국기업 임금 체불 사건’과 관련, “인도네시아 당국과 수사 등 대응방안을 적극 공조하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의 한국 봉제업체 사장 김모씨가 작년 10월 직원 3,000여명에게 월급을 주지 않고 잠적하면서 인도네시아 노동부 장관까지 나서 우려를 표명하는 등 우리 정부의 신(新)남방정책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본보 보도(7일자 1·2면)가 나오자 문 대통령은 즉각적인 상황파악과 적극 대응에 나설 것을 정부기관에 지시했다.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은 이날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오늘 문 대통령은 조 수석에게 인도네시아 임금 체불 사건과 관련해 인도네시아 당국에 수사 및 형사사법 공조 또는 범죄인 인도 등 대응방안을 적극 공조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경찰청은 인도네시아 당국이나 현지 공관으로부터 자료를 넘겨받는 대로 내사에 착수하고, 법무부는 범죄인 인도조약 및 형사사법 공조조약을 토대로 인도네시아 당국과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고용노동부는 인도네시아 주재 고용노동관을 통해 임금 체불 규모와 피해사실 등을 신속하게 파악하고 유사 사례를 긴급 점검하기로 했다. 또 이달 중 노무관리지원반을 파견해 임금체불이 재발하지 않도록 현지 진출 한국 기업 간담회와 노무관리교육을 실시하고, 인도네시아 노동부와의 면담을 통해 엄정한 현지법 집행을 당부할 계획이다.

문 대통령은 “이번 사건으로 인도네시아를 비롯해 동남아에 있는 우리 한국기업들이 현지에 있는 노동자들에게 피해를 끼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라며 “이런 사건들로 인해 해당 국가와의 신뢰 및 협력관계가 훼손되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임금체불 사건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시내에서 동쪽으로 20여㎞ 떨어진 브카시 소재 봉제업체 ㈜에스카베(SKB) 대표 김모씨가 지난해 10월 5일 직원 3,000여명에게 월급을 주지 않고 잠적하면서 불거졌다. 무하마드 하니프 다키리 인도네시아 노동부 장관이 지난달 27일 ‘2019 코리안 비즈니스 다이얼로그’에 연사로 나서 “한두 명이 물을 흐려서 SKB노동자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면서 “‘함께 성장하자(Together We Grow)’는 이번 주제처럼 노동조합을 파트너로 여기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지적할 정도로 한-인도네시아 간 신뢰문제로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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