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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부엉이 보호 위해 영양군 풍력단지 공사 중지가 발단”
檢, 환경부 관계자 진술도 확보… 윗선개입 여부 수사
검찰이 지난 1월 압수수색을 위해 정부세종청사 내 환경부 종합상황실에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이른바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신 재생에너지 정책을 둘러 싼 청와대와 환경부의 갈등에 주목하고 있다. 청와대가 신 재생에너지 정책에서 각을 세우던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을 배제하고 특정 인사를 환경부 산하기관에 내려 보내는 과정에서 심각하게 충돌한 정황이 곳곳에서 발견됐기 때문이다.

4일 검찰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등에 따르면,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 주진우)는 김 전 장관과 청와대의 갈등이 2017년 경북 영양군 양구리 풍력발전단지 공사 중지에서 시작됐다는 정황을 포착해 구체적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검찰은 “환경부가 천연기념물 제324호 수리부엉이 등 다수의 법정 보호 종 서식을 이유로 영양군에 풍력발전단지 공사 중지명령을 내린 게 갈등의 발단”이라는 내용의 환경부 관계자 진술까지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신재생 에너지 확대 정책에 맞선 환경부 결정에 ‘청와대가 발칵 뒤집혔다’는 말까지 당시 환경부 주변에 번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취임 초기 김 전 장관과 전면적인 갈등을 우려했던 청와대가 당시 정모 대구지방환경청장을 전보조치 하는 선에서 사태를 수습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책을 둘러싼 청와대와 김 전 장관의 갈등은 전남 신안군 흑산도에 추진중인 ‘흑산 공항 사업’에서 극에 달했다. 지난해 하반기 김 전 장관이 공공연히 반대 의견을 표명하면서다. 이와 관련 청와대 특별감찰반 출신 김태우 전 수사관은 지난달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인걸 전 특감반장 등 청와대 인사가 ‘김 전 장관이 흑산 공항을 반대하니 사표를 받아야 한다’고 지시해 감찰보고서를 썼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

검찰은 청와대와 김 전 장관의 정책 갈등에서 블랙리스트를 비롯한 인사 갈등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청와대는 김 전 장관 라인을 배제하기 위해 친문 인사를 환경부 산하기관에 내려 보낼 움직임을 본격화했고, 이에 김 전 장관이 청와대 방침에 반발하면서 당시 환경부 고위급 인사와 설전까지 벌인 정황까지 검찰이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결국 김 전 장관은 청와대의 강력한 의지를 확인한 뒤 산하기간 인사 '교통정리용'으로 나온 블랙리스트를 수용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블랙리스트 배후의 갈등 과정을 파악한 데 이어 블랙리스트 작성과 실행 과정에서 윗선의 개입 여부를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와 관련 검찰은 지난 1일 장관 정책보좌관 출신인 노모 전 환경부 국장을 소환, △당시 청와대에서 어떤 인사 가이드라인을 내려 보냈는지 △인사 교통정리를 위해 참여한 청와대 실무진은 누구였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또 장관 정책보좌관 출신의 이모 전 과장을 조만간 불러 청와대와 환경부의 연결고리 역할을 확인하는 한편 청와대 핵심 인사들까지 소환할 방침이다. 동시에 이번 수사의 종착역이 될 가능성이 높은 김 전 장관의 2차 소환 시기도 저울질 중이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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