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턴 “트럼프, 김정은에 비핵화 요구 적은 ‘빅딜’ 문서 건네”

입력
2019.03.04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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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존 볼턴(오른쪽)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마이크 폼페이오(가운데) 미 국무장관이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와 함께 대화를 나누고 있다. 하노이=AP 연합뉴스
지난달 27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존 볼턴(오른쪽)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마이크 폼페이오(가운데) 미 국무장관이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와 함께 대화를 나누고 있다. 하노이=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원하는 비핵화 요구를 담은 ‘빅딜’ 문서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건넸다고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3일(현지시간) 밝혔다.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북한이 포기해야 하는 것, 이에 상응하는 경제 보상 등이 적힌 문서였던 것으로 보인다.

볼턴 보좌관은 이날 미 폭스뉴스의 ‘폭스뉴스 선데이’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빅딜’, 즉 비핵화를 계속 요구했다”며 “핵과 생화학 무기, 탄도미사일을 포기하는 결정을 하라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김정은에게 하나는 한글, 하나는 영어로 적힌 문서(paper) 두 개를 건넸다”며 “그 문서는 우리가 기대하는 것과 그에 대한 대가로 당신(김정은)이 엄청난 경제적 미래를 가질 수 있는 이 좋은 위치의 부동산을 얻는다는 걸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볼턴 보좌관은 CBS의 ‘페이스 더 네이션’ 프로그램과도 인터뷰를 갖고 “우리가 원하는 건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준 문서에서 제시한 대로 ‘광범위하게 정의된 비핵화’”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이란 핵 협상에서 했던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계속 말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미국 보수진영에서도 대북 강경 입장인 ‘슈퍼 매파’로 분류되는 볼턴 보좌관의 이날 잇따른 언론 인터뷰는 북미 간 후속협상 가능성을 열어두는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의 빅딜 제의를 부각하면서 압박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다. 그는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에서 문을 열어 놨으나, 그들(북한)이 걸어 들어오지 않았다”며 “대통령은 적절한 때에 김 위원장과 다시 이야기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혀 3차 정상회담의 성사 가능성을 어느 정도 열어뒀다. 또, “다들 오랫동안 시간이 (핵)확산자의 편이라고 믿었지만, 지금 우리 판단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편”이라면서 “최대압박은 계속될 것이고 김정은에게 진짜 충격(real impact)이 있을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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