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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접경도시인 브라질 파카라이마 지역에서 시위대가 구호물품 반입을 막고 있는 베네수엘라 국경방위대를 향해 돌을 던지고 있다. 파카라이먀=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이 ‘한 나라 두 대통령’ 사태로 극심한 혼란에 빠진 베네수엘라에 대해 군사 옵션 카드를 연일 만지작거리고 있다. 미군이 최근 들어 베네수엘라 인근 상공에서의 정찰 비행을 부쩍 확대한 것은 물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계자들도 이를 암시하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디. 다만 유럽과 중남미의 동맹국들이 일제히 반대하고 있어 미국의 군사적 개입이 현실화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지배적인 분석이다.

25일(현지시간) CNN방송은 미 국방부 관리 두 명을 인용해 미군이 최근 며칠 베네수엘라 해안 국제 공역에서의 정찰 비행 횟수를 늘렸다고 보도했다. 마두로 정권의 동향 등 기밀정보 수집 활동을 강화하고 나선 것이다. CNN은 “관리들은 정찰기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미 해군과 공군은 (타국의) 무기 배치 관련 감청ㆍ감시가 가능한 항공기를 다수 보유 중”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몇몇 미군 당국자들은 “베네수엘라 위기 대응을 위해 적극 검토되는 군사 옵션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를 감안할 때, 이는 가벼이 넘길 수 없는 대목이다. 중남미 지역을 관할하는 미 해군 남부사령부의 크레이그 폴러 제독도 지난 21일 “미 정부는 외교적 해결책을 찾고 있다”면서도 “우리 군은 베네수엘라 군대와의 대치에 준비돼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도 이날 “모든 선택지가 테이블 위에 있다”면서 군사 개입 가능성을 여전히 열어 뒀다.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에서 열린 리마그룹(남미 14개국의 외교모임) 회의에 참석한 그는 “베네수엘라에 자유가 복원될 때까지 미국은 (임시 대통령을 자처한)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과 함께 할 것”이라며 ‘우리는 당신과 100% 함께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했다. 앞서 과이도 의장은 이날 회의에서 미국 등을 향해 “마두로 정권 축출을 위해 무력 사용도 고려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이에 적극 화답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이 자국 군대를 베네수엘라에 파견하는 건 쉽지 않다. 국제사회의 원조물품 반입을 둘러싸고 발생한 유혈충돌이 군사 개입의 명분을 어느 정도 제공한 건 사실이지만, 미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가 반대하고 있어서다. 아미우톤 모우랑 브라질 부통령은 “누구도 군사적 해법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콜롬비아와 칠레, 페루 등도 같은 입장이다. 페데리카 모게리니 유럽연합(EU) 외교ㆍ안보 고위대표도 이날 “정치적 위기에 군사적 해결책이란 없다”고 강조했다.

무력 사용이 호응을 얻지 못하는 건 ‘내전’이라는 또 다른 위기를 낳을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 탓이다. 베네수엘라 정규군은 30만명이 넘고, 미국이 무력 개입할 경우 친정부 성향 게릴라그룹도 대거 창궐할 가능성이 높다. 가디언은 “라틴아메리카에는 미국의 개입에 따른 피로 물든 고통의 역사가 있다”며 “군사력 발동과 관련해선 동맹들의 반대로 미국이 고립된 형국”이라고 전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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