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과이도가 임시 대통령” 베네수엘라 사태 ‘미국 편에’

입력
2019.02.25 17:16
수정
2019.02.25 19:57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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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을 자임하는 후안 과이도(가운데) 국회의장이 23일(현지시간) 원조 물품이 보관된 콜롬비아의 쿠쿠타 소재 한 창고에서 미주기구(OAS) 루이스 알마그로 사무총장과 포옹하고 있다. 오른쪽은 콜롬비아의 이반 두케 대통령. 쿠쿠타(콜롬비아)=로이터 연합뉴스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을 자임하는 후안 과이도(가운데) 국회의장이 23일(현지시간) 원조 물품이 보관된 콜롬비아의 쿠쿠타 소재 한 창고에서 미주기구(OAS) 루이스 알마그로 사무총장과 포옹하고 있다. 오른쪽은 콜롬비아의 이반 두케 대통령. 쿠쿠타(콜롬비아)=로이터 연합뉴스

우리 정부가 현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에 맞서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을 자처한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을 인정하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정부는 25일 외교부 대변인 성명을 내고 “1월 23일 임시 대통령으로 취임 선서한 과이도 국회의장을 베네수엘라의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한다”고 밝혔다. “2월 23일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 물품을 베네수엘라 국내로 반입하는 과정에서 베네수엘라 정부군의 민간인에 대한 발포로 인해 민간인 희생자가 발생한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면서다.

정부는 “지난해 5월 실시된 베네수엘라 대선이 정당성과 투명성을 결여해 현재의 혼란이 발생한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우려를 표명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과이도 임시 대통령 주도로 조속한 시일 내 민주적이며 투명하고 신뢰할 수 있는 대통령 선거를 실시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 등이 제공한 원조 물품의 반입을 차단하려는 자국 정부에 저항해 베네수엘라 야권이 23일(현지시간) 물품 반입에 나서면서 콜롬비아ㆍ브라질 접경 지역에서 군과 주민들이 충돌, 3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군이 야당 의원들과 야권 지지자들을 해산하기 위해 최루탄과 고무총탄을 발포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치러진 대선이 불법이라며 지난달 23일 자신이 임시 대통령이 되겠다고 선언한 과이도 의장은 현재 미국과 남미 10여개국으로 구성된 외교 모임 ‘리마 그룹’의 지지를 받고 있다. 특히 미 정부가 마두로 대통령을 상대로 퇴진할 것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우리 정부도 동맹국인 미국과 외교 행보를 같이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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