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루 평균 5000명씩 베네수엘라 탈출

입력
2019.02.22 23:37
수정
2019.02.23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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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이주기구ㆍ유엔난민기구 발표

살인적인 물가상승에 정치 불안까지

22일 콜롬비아 쿠쿠타에서 열린 베네수엘라 원조 콘서트에 참석한 사람들. 쿠쿠타=EPA 연합뉴스
22일 콜롬비아 쿠쿠타에서 열린 베네수엘라 원조 콘서트에 참석한 사람들. 쿠쿠타=EPA 연합뉴스

극심한 경제난과 정치적 혼란을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 국민 340만명이 최근 몇 년 간 조국을 등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는 하루 평균 5,000명이 이주할 정도로 ‘탈출 러시’가 가속화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국제이주기구(IOM)와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베네수엘라를 떠난 340만명 중 260만명은 라틴아메리카와 카리브해 연안 국가에서 머물고 있다. 국경을 맞댄 콜롬비아가 가장 많은 110만명을 받아들였으며, 페루(50만6,000명) 칠레(28만8,000명) 에콰도르(22만1,000명) 아르헨티나(12만명) 브라질(9만6,000명)이 뒤를 이었다.

이 중 라틴아메리카에서 체류 자격을 얻은 베네수엘라 국민 수는 13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들어 난민 신청자 수가 급증했다. 2014년 이후 난민 지위를 신청한 베네수엘라 국민 39만명 중 23만2,000명이 지난해 신청자였다.

UNHCR-IOM에서 베네수엘라 난민을 담당하고 있는 에두아르도 스테인 공동대표는 “인근 국가들은 베네수엘라 출신 난민과 이민자들에게 엄청난 연대를 보여왔고, 그들을 돕기 위해 현명한 해결책을 제공하고 있다”면서도 “이러한 수치는 국제 사회의 지속적인 도움이 얼마나 절실한지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베네수엘라 경제는 니콜라스 마두로 정부가 남발한 포퓰리즘 정책으로 인플레이션에 빠진 뒤 회복의 기미가 보이지 않은 지 오래다. 여기에 2015년 초부터 이어진 저유가와 미국의 경제 제재로 실물 경제 상황이 크게 악화했다. 지난달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이 마두로 대통령을 부정하고 임시 대통령을 자처하면서 촉발된 정치적 위기도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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