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대전 종전 알린 ‘수병과 간호사’의 남자 주인공 ‘조지 멘돈사’ 사망

1945년 8월 14일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라이프 매거진 사진기자 앨프릿 에이전스타트가 촬영한 것으로 2차 대전 종전을 상징하는 사진으로 유명한 '수병과 간호사 키스'의 주인공인 조지 멘돈사가 95세를 일기로 별세한 가운데 사진은 지난 2013년 4월 30일 이탈리아 로마의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사진 전시회

일본 제국주의의 패망과 2차 세계대전 종전을 상징하는 사진으로 유명한 ‘수병과 간호사 키스’의 주인공인 조지 멘돈사가 95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미국 CNN은 18일(현지시간) 세기적 사진의 주인공인 멘돈사가 미국 로드아일랜드주 뉴포트에서 눈을 감았으며, 고향 미들턴의 한 묘지에 묻힐 예정이라고 그의 딸을 인용해 보도했다. ‘수병과 간호사 키스’ 또는 ‘더 키스’(The Kiss)로 명명된 이 사진은 1945년 8월 14일 2차 대전 종전을 축하하며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쏟아져 나온 수만 명의 인파 속에서 검은색 해군 수병 복장의 병사가 흰색 가운을 입은 간호사 복장의 여성을 끌어안고 허리를 젖힌 뒤 키스 세례를 퍼붓는 장면이다.

나중에 밝혀진 바에 따르면 사진 속 수병인 멘돈사는 여자친구를 만나러 가던 길에 술을 마신 뒤 흥에 취해 길거리에서 만난 여자들을 끌어안고 키스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성은 전쟁이 끝났다는 소식을 듣고 사실을 확인하러 광장으로 걸어 나오다 기습적인 키스 세례를 당했다. 당시 라이프 매거진 사진기자 앨프릿 에이전스타트가 촬영한 이 사진은 2차 대전 종전을 상징하는 작품으로 세계 사진사에 남아 있다.

이 장면은 이후 미국 샌디에이고 항구 등지에 조각상으로도 제작돼 관광 명물로 자리 잡았다. 당시 에이전스타트는 ‘대일전승일(V-J Day)의 타임스스퀘어’라는 제목을 달았다.

비슷한 작품으로 한 미 해군 중위가 찍은 ‘키싱 더 워 굿바이’(Kissing the War Goodbye)라는 사진도 유명한데 뉴욕타임스(NYT)에 게재된 이 사진은 라이프 매거진을 통해 공개돼 더욱 유명해졌다. 라이프 매거진 사진은 20세기 최고의 사진 중 하나로도 꼽혔다. 이 사진에 나온 여성은 당시 치과병원 위생조무사로 일하던 이디스 셰인으로 2016년 세상을 떠났다.

2차 대전 종전을 상징하는 사진으로 유명한 '수병과 간호사 키스'의 주인공인 조지 멘돈사가 95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AP 연합뉴스

한편 해군 전역 후 로드아일랜드에서 어업에 종사한 멘돈사는 한동안 사진의 주인공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그래서 1980년대에는 주인공 후보로 모두 11명의 남성이 등장하기도 했다. 그러다 2000년대 중반 미 해군전쟁박물관이 고고인류학 기법을 동원해 사진에 나온 인물의 두발 형태 등을 정밀 분석한 결과, 멘돈사를 지목했고 처음에 부인하던 멘돈사도 이후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2009년 이후에는 유명한 자신의 사진을 들고 여러 차례 기념촬영을 하기도 했다.

조영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