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아베가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해줬다"

입력
2019.02.16 07:05
수정
2019.02.16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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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정상회담 회의론 반박…한반도 평화 정착 부각

“노벨상 못 받겠지만 괜찮다” 노벨위에 불편한 심경도 내비쳐

“오바마, 북한과 큰 전쟁 개시에 근접했었다고 말해”

전쟁 근접한 오바마와 대비, 북한과 평화 관계 강조

“2차 회담 성공적일 것” 낙관론 이어가

“속도 서두르지 않아…제재 그대로 있다” 장기전 대비

“북한 입지 경이적, 경제강국 될 엄청난 잠재력 갖고 있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 가든에서 국가비상사태 선포 관련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 가든에서 국가비상사태 선포 관련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노벨위원회에 자신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해준 사실을 깜짝 공개했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북 정책에서 비핵화 진전이 없다는 비판이 이어지는 데 대해 한반도에 전쟁 대신 평화를 정착시킨 점을 부각시킨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국가비상사태 선포 기자회견에서 대북 정책과 관련해 “많은 것을 성취했다”고 설명하다가 “사실 이걸 말해도 될 거라 생각하는데, 아베 총리가 노벨평화상이라는 것을 주는 사람들에게 보냈다는 아주 아름다운 서한의 사본을 내게 줬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내가 삼가 일본을 대표해서 당신을 추천했다. 노벨평화상을 당신에게 주라고 그들에게 요청했다'고 말했다"면서 "나는 고맙다고 했다. 많은 다른 이들도 그렇게 느꼈을 것이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총리의 추천서가 5장 짜리라고 부연하면서 아베 총리가 추천서를 써준 이유에 대해 "일본 영공으로 (북한) 미사일이 지나갔고 경보가 발령됐다. (북한의 미사일 실험 중단으로) 이제 갑자기 그들은 기분이 좋고 안전하다고 느낀다. 내가 그걸 해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아마 (노벨평화상을) 받지는 못하겠지만 괜찮다”면서 노벨위원회가 정치적 이유로 자신에게는 노벨상을 주지 않을 것이란 취지의 언급도 내놨다. 그는 “오바마는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그는 왜 받았는지 알지도 못할 것이다. 오바마는 15초쯤 거기 있다가 노벨평화상을 받은 것이다”며 “나는 아마 절대 받지 못할 것이다"고 말했다. 노벨위원회가 별다른 성과도 내지 않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는 노벨 평화상을 수여했지만 전쟁을 막은 자신에게는 노벨상을 주지 않을 것이란 주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울러 오바마 전 대통령은 북한과의 전쟁에 근접했지만 자신은 북한과의 관계를 평화적으로 바꿔놓았다는 취지의 주장도 거듭했다. 그는 정권 인수를 위해 백악관을 방문한 당시를 떠올리면서 “내가 ‘가장 큰 문제가 무엇이냐”고 묻자, 그(오바마 전 대통령)는 ‘단연코 북한’이라고 대답했다”면서 “그를 대변하고 싶지 않지만 그가 북한과 전쟁을 벌였을 것이라고 믿는다. 사실, 그는 내게 북한과의 큰 전쟁 개시에 근접했다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전쟁 위기까지 치달았던 북한과 좋은 관계를 형성한 점을 재차 부각시켰다. 그는 2017년 북한과 ‘화염과 분노’ 등의 거친 말 폭탄을 주고 받았던 사례를 언급하면서 “(당시) 사람들은 ‘트럼프가 미쳤다’고 했다. 그런데 결과가 어떻게 됐는지 알 것이다. 좋은 관계가 형성됐다. 나는 그(김정은)를 많이 좋아하고 그도 나를 많이 좋아한다. 어떤 누구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바마 정부는 할 수 없었을 것이다”며 “첫째로 그들은 하려고 하지 않았을 것이고 두 번째로 그것을 할 능력도 갖고 있지 않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함께 2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매우 성공적일 것”이라며 낙관론을 이어갔다. 그는 “1차 정상회담 때와 마찬가지로 행운이 깃들기를 희망한다. 1치 회담에서 많은 것이 이뤄졌다”며 정상회담 회의론을 일축했다. 그는 “더는 로켓이나 미사일 발사가 없고 핵실험도 없다. 한국전에 참전했던 우리 위대한 영웅들의 유해가 돌아왔고 인질들도 송환됐다”며 “이번에도 똑 같이 성공하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나는 속도에 대해 서두를 게 없다”며 “우리는 단지 실험을 원하지 않는 것이다. 알다시피 제재들은 그대로 남아 있다. 모든 것이 그대로 남아 있다”며 그간 밝혀왔던 장기전 대비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어 “(과거에) 북한은 진짜로 미국을 이용해왔다. 수십억 달러가 그들에게 지급됐다. 우리는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하지 않을 것”이라며 과거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뜻도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울러 “나는 북한과 김 위원장이 경제 강국으로서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한국과 러시아, 중국 사이 한가운데 위치한 입지는 경이적이며, 나는 그들이 장래에 엄청난 경제적 번영을 이룰 훌륭한 기회가 가졌다고 생각한다. 나는 베트남에서 김 위원장을 만나기를 고대한다”고 말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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