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시 전략’ 포기한 한진 “강성부 펀드 주주제안 이사회 상정할 것”

입력
2019.02.12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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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한진빌딩 모습. 연합뉴스
서울 중구 한진빌딩 모습. 연합뉴스

한진그룹이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일명 강성부 펀드)의 주주제안에 대해 “제안 내용을 이사회에 상정해 논의할 예정”이라는 답변을 내놨다. 그간의 소극적 대응이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대응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진그룹은 12일 “강성부 펀드 주주제안에 대해 회신을 했으며, 향후 이사회에 상정해 절차에 따라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강성부 펀드는 지난달 31일 한진칼과 ㈜한진에 주주제안을 하면서 2월 11일까지 수용 여부를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한진칼에 대해선 △감사 1인 선임 △사외이사 2인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2인 선임(감사위원회 설치 시) 등 6개 안건을 주주총회에서 상정할 것을 요청했다.

한진그룹은 전날까지만 해도 ‘공식 답변’을 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고수해왔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한진그룹의 전격적인 입장 선회를 두고 주주제안을 무시하거나 주주총회 안건 상정을 거부했을 경우 오히려 불리해질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상법상 주주제안의 내용이 법령 또는 정관을 위반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 기업지배구조 관련 업계 관계자는 “주주제안은 상법상 주주의 정당한 권한 행사이고 내용이 법률을 어기는 게 없다면 한진그룹이 이를 무시할 명분이 없다”며 “주주총회를 앞두고 차라리 적극적으로 나서 강성부 펀드의 제안을 논의 테이블에 올리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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