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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기소 계기, 사법농단 연루 100여명 신병 처리 관심
한동훈 서울중앙지검 3차장 검사가 11일 구속 기소한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 대한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구속 기소를 계기로 검찰 수사 선상에 올라있는 100여명의 연루 법관들에 대한 신병 처리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검찰은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사법농단 사태에 핵심적으로 가담한 10여명 안팎의 법관을 우선 기소 대상으로 추린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이날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추가 기소될 법관들의 경우, 직급과 상관없이 범죄 가담 정도와 중대성 등을 감안해 판단하겠다”며 “특히 범죄 과정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먼저 개진하거나 행동한 법관 정도가 형사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단순히 양 전 대법원장 등 고위 법관들의 지시를 이행한 판사들은 기소 대상에서 제외하고, 범죄의 중대성을 인지하고도 사법농단 범죄 실행에 적극적으로 개입한 ‘키 플레이어’만 추리겠다는 뜻이다.

검찰 수사 선상에 오른 법관들은 대략 100여명이다. 임 전 차장의 공소장에 등장하는 전ㆍ현직 대법관 10명, 고등법원 부장판사 24명, 지방법원 부장판사 44명 등을 포함한 90여명이 우선 대상이며, 윤성원 전 인천지방법원장과 임성근 부장판사 등 민변이 지난달 발표한 2차 탄핵대상 법관 10명 정도가 최대로 넓게 본 기소 범위다. 검찰이 이 가운데 10여명을 추릴 것이라는 얘기다.

법조계에서는 이날 검찰 발표를 근거로 차한성 전 대법관과 유해용 전 고법부장을 우선 대상으로 꼽았다. 검찰이 수사 과정에서 피의자라고 밝힌데다, 유 전 부장의 경우 기각되긴 했지만 한 차례 구속영장이 청구됐던 적도 있기 때문이다.

이인복ㆍ김용덕ㆍ권순일 전 대법관 등의 기소 가능성도 남아 있다. 이 전 대법관은 중앙선관위원장 재직 당시 통합진보당 재산 국고귀속 소송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으며, 김 전 대법관과 권 전 대법관은 강제징용 재판 재상고심을 지연시켰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민걸 전 법원행정처 기조실장과 이규진 전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도 기소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들 외에 지난달 30일 김경수 경남지사를 법정구속한 성창호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와 31일 김성호 전 국정원장에게 무죄를 선고한 같은 법원 김연학 부장판사의 기소 여부도 뜨거운 감자다. 성 부장판사는 2016년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판사 재직 당시 형사수석부장에게 영장 관련 기밀을 유출한 의혹을, 김 부장판사는 동료 법관에게 우울증이 있다는 허위 사실을 인사자료로 작성한 의혹을 받고 있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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