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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축구팀 러브콜 뒤로하고 구단 위해 최고이적료 밴쿠버행
“먼 훗날 성장해서 돌아올 것” 키워준 친정팀에 애정 표현도
지난달 31일 황인범의 완전이적 소식을 전한 밴쿠버 화이트캡스. 밴쿠버 화이트캡스 홈페이지 캡처

북미프로축구 메이저리그사커(MLS) 밴쿠버 화이트캡스로 이적하는 황인범(23)이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친정팀 대전에 대한 강한 애정과 함께 진심 어린 당부를 전했다. 그는 “먼 훗날 대전으로 돌아올 것이라 약속하고 싶다”면서도, 구단에게 이례적으로 “자신의 이적료를 현명히 사용해 줄 것”을 당부했다.

황인범은 10일 대전월드컵경기장 인터뷰실에서 열린 MLS 진출 공식 미디어데이를 갖고, MLS 진출 과정에 대한 설명과 함께 상세한 소감을 전했다. 밴쿠버행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그는 “내 꿈만 생각하고 이기적으로 생각할 수 있었지만, 구단의 (이적팀 선정)기준도 있기 때문에 그 기준에 맞춰줄 수 있는 팀을 기다리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대전시티즌 유소년 시스템(유성중ㆍ충남기계공고)을 거친 뒤 지난 2015년 대전에 입단한 그는 ‘대전의 아들’이란 별명에 강한 애착을 가질 정도로 팀을 아꼈다. 본인은 줄곧 독일을 비롯한 유럽 무대 진출을 원했지만, 결국 가장 높은 이적료를 부른 것으로 알려진 밴쿠버 입단을 수락했다. 실제 여러 독일 구단이 황인범 영입을 원했기에 황인범으로선 다소 아쉬움이 남는 이적 결과다. 독일 구단들은 대전이 제시한 이적료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작별의 날’ 황인범은 “지난 22년 동안 대전이 어떤 모습을 보여왔는지 팬 입장에서 잘 알고 있었으며, 경영면에서 건강함이 부족하다고 본다”고 솔직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는 “이번 (밴쿠버)이적으로 대전 역사상 최고 이적료를 기록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게 과연 (선수-구단간)윈-윈이 될 수 있는지, 구단이 이 예산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궁금하다”고 했다. 황인범은 “그 예산(이적료)이 대전 선수와 팬들에게 돌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황인범은 대전을 자신의 ‘집’에 빗대면서 “가장 중요한 건 (나중에)대전에 돌아오는 것”이라고 했다. 대전의 ‘레전드’로 남은 김은중(40) 23세 이하 축구대표팀 코치의 길을 따르고 싶다고 밝혀 온 황인범은 “나중에 (대전에) 돌아올 땐 김은중 코치보다 더 성장해 돌아오는 게 목표”라면서 끝까지 구단에 대한 강한 애착을 드러내기도 했다.

오는 15일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하는 그는 “높은 무대로 가는 만큼 더 노력하겠다”면서, MLS에 인조잔디가 많다는 우려에 대해선 “한국에선 멘땅에서도 해 봤다”며 “인조잔디에서 뛰는 걸 두려워하는 선수가 있다면 내가 더 많은 기회를 받았으면 한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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