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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꾼 스윙에 온 몸으로 감정 표현 갤러리들 깔깔… 미국 데뷔 무대 컷 탈락
최호성이 1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몬테레이카운티 페블비치의 페블비치 골프 링크스에서 열린 AT&T 페블비치 프로암 3라운드 경기를 펼치고 있다. 스포티즌 제공

‘피셔맨’ 최호성(46)의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데뷔전 결과는 컷 탈락에 그쳤지만, 그가 남긴 ‘유쾌한 골프’의 여운은 짙었다. 대회 개막 전부터 그의 일거수일투족이 화제가 됐고, 최호성은 자신의 마지막 라운드까지 갤러리는 물론 동반 라운딩을 펼친 선수들에게 기쁨을 주며 관심에 보답했다.

최호성은 1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몬터레이카운티 페블비치의 페블비치 골프 링크스에서 열린 AT&T 페블비치 프로암 3라운드에서 컷 탈락했다. 이날 3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4개, 더블보기 2개를 묶어 5오버파 77타를 기록한 최호성은 중간합계 9오버파 224타로 컷 통과 기준인 3언더파에 크게 못 미쳐 짐을 싸게 됐다. 이 대회에 참가한 한국 선수가운덴 9언더파 206타로 공동 7위에 오른 김시우(24ㆍCJ대한통운)만 남은 최종라운드에서 상위권 입상을 노린다.

최호성의 PGA 데뷔 과정은 동화 같았다. 미국 골프계는 지난해 말부터 한국과 일본 무대에서만 활약한 데다 세계랭킹도 높지 않은 최호성을 PGA무대로 데려와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예쁜 스윙’만 고집한 프로골퍼들의 붕어빵 찍어낸 듯 똑같은 스윙 폼 대신, 고정관념을 깬 스윙으로 일본 무대 우승까지 따낸 최호성이 미국 무대에 뜬다면 PGA에 활력을 불어넣을 거란 이유에서다.

비록 결과는 아쉬웠지만 그는 PGA 무대 첫 도전에서 숱한 화제를 몰고 다니며 ‘초청의 가치’를 충분히 입증해 냈다.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낚시꾼 스윙은 물론, 매 샷마다 자신의 감정을 온 몸으로 표현하면서 함께 걷는 갤러리들에게 즐거움을 전했다. 특히 3라운드 4번홀에선 10여 m 거리에서의 버디퍼팅이 홀 바로 옆에 멈춰 서자 절망한 듯 땅을 손으로 짚어가며 무릎 꿇었고, 14번홀에선 버디 퍼트를 넣고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며 자축하기도 했다. 그의 능청스러운 모습에 동반 라운딩을 벌인 선수들은 ‘신사의 스포츠’란 굴레에서 잠시 벗어나 해방감을 느낀 듯 웃음을 아끼지 않았다.

최호성이 1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몬터레이카운티 페블비치의 페블비치 골프 링크스에서 열린 AT&T 페블비치 프로암 3라운드 경기를 마친 뒤 동료 선수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스포티즌 제공

같은 조에서 경기를 펼친 팀원들로부터 ‘페블비치(PEBBLE BEEECHY)’ 글씨가 새겨진 티셔츠를 선물로 받은 최호성은, 동료들에게 자신의 스윙 이미지를 수 놓아 특별히 제작한 헤드커버를 선물하며 정을 나눴다. 그는 대회를 마친 뒤 “내가 나쁜 샷을 하거나 고전할 때마다 (동료들이) 내게 격려의 말을 해줬다”며 “나를 기억할 선물로 뭘 줄까 고민하다 헤드커버를 선물하게 됐다”고 했다.

최호성은 대회 전부터 자신과 한 팀을 이루게 해달라고 공개적으로 밝혔던 미국프로풋볼(NFL) 스타 애런 로저스(36)와 대회 후 기념사진을 남기며 세계적 인기를 톡톡히 실감했다. 그는 “(3라운드에서)손도 얼고 콧물도 나는 등 어려움이 많았는데도 많은 팬들이 격려해주시고 응원해주셔서 좋았다”며 고마움을 전하면서 “앞으로 (PGA 투어에)불러만 준다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했다. 이날 한국행 비행기에 오르는 최호성은, 귀국 후 3박 4일 정도 괌을 다녀온 뒤 다음일정을 결정하겠단 계획이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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