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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사탕 내리는 밤

에쿠니 가오리 지음ㆍ신유희 옮김

소담출판사ㆍ432쪽ㆍ1만 3,800만원

이탈리아 피렌체의 두오모 성당에는 한때 한국인 관광객의 낙서가 빼곡했다. 일본 작가 에쿠니 가오리와 츠지 히토나리가 함께 쓴 소설 ‘냉정과 열정사이’가 불러일으킨 선풍적 인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다. 헤어졌던 연인이 두오모에서 다시 만난다는 설정 때문에 피렌체 관광객이 급증하기도 했다.

‘냉정과 열정 사이’ ‘도쿄타워’ ‘반짝반짝 빛나는’까지, 소설마다 청아한 문체와 세련된 감성 화법으로 한국 독자의 마음을 사로 잡은 에쿠니 가오리가 또 한번 사랑 소설을 들고 돌아왔다. 이탈리아 대신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와 일본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두 자매의 사랑이 신작의 줄기다. 정반대의 성격에도 독특한 우애를 지닌 이민자 2세대 자매. 둘의 우애는 ‘서로의 연인을 공유하자’는 비밀스러운 약속으로 이어지고, 이는 자매의 전혀 다른 삶을 하나로 옭아매는 주문이 된다. 마침 올해가 ‘냉정과 열정 사이’ 출간 20주년이니, 향수에 빠지고픈 독자라면 읽어 봄직하다.

한소범 기자 be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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