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자 크기 설정

안희정 법정 구속 정치권 반응
비서 성폭력 혐의로 1심 무죄를 받은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1일 항소심이 열리는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서 성폭행 혐의를 받아온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1일 무죄를 내린 1심과 달리 실형을 받고 법정구속되자 야당은 일제히 “당연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침묵했다. 김경수 경남지사가 드루킹 사건 댓글조작 공모 혐의로 지난 30일 법정구속된 데 이어 여당의 유력 차기주자였던 안 전 지사까지 법정구속되자 민주당은 말을 잇지 못하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이날 선고 관련 공식 논평을 내지 않았다. 당 관계자는 “현재 당 소속도 아니어서 논평을 따로 낼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재판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괜한 논란거리를 만들지 않고 거리를 두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앞서 민주당은 안 전 지사의 1심 무죄 판결에 대해서도 공식 언급을 자제하며 침묵했었다. 민주당은 지난해 3월 안 전 지사의 성폭행 의혹이 보도되자 그날 밤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안 전 지사를 출당, 제명 조치한 바 있다.

그러나 김경수 지사에 이어 이틀 만에 안 전 지사 소식이 전해지자 내부적으로 술렁였다. 다수의 의원들이 “위력행사가 인정된게 맞는 판결이다. 할말이 없다”며 말을 아끼는 가운데, “안희정의 정치생명이 완전히 끝났다”는 탄식에서부터 일부 의원과 당직자 사이에선 “김경수 지사가 구속된 후 사법부를 적폐세력으로 몰아 안희정 2심 판결까지 불이익을 받은 것 아니냐”는 반응도 있었다.

자유한국당은 윤영석 수석대변인은 안 전 지사의 항소심 실형 선고 뒤 곧바로 “법원이 이제라도 위력의 존재를 인정하고 유죄 선고한 것은 당연하고 다행”이라는 논평을 냈다. 안 전 지사 사건을 두고 “상급자가 권세를 이용해 (부하 여성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한 전형적인 권력형 성범죄”라고 강조했다. 윤 대변인은 “미투 운동 1년이 지났지만 아직 정계와 체육계 등 사회 저변에 이런 권력형 성폭력 문화가 만연하다”며 “더는 피해자가 숨어 눈물 흘리는 일이 없도록 권력형 성범죄라는 낡은 악습을 뿌리 뽑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바른미래당 김삼화 수석대변인도 논평에서 "안 전 지사의 유죄 판결로 미투 운동에 따른 우리 사회의 변화가 시작됐다"며 "안 전 지사는 즉각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법원 판결을 수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평화당 박주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김 지사의 법정구속에 이어 안 전 지사의 법정구속을 바라보는 국민의 심정은 착잡하다"며 "현 집권세력은 사법부를 탓하기에 앞서 집권 세력의 핵심들이 국민 눈높이에 한참 어긋나있는 것은 아닌지 성찰하라”고 밝혔다.

정의당은 비판의 결이 달랐다. 최석 대변인은 “지연된 정의의 실현이다. 미투를 폭로한 지 1년이 다 되어가는 시간 동안 온갖 음해에 시달려 마음고생이 심했을 (피해여성) 김지은씨에게도 위로를 보낸다"면서도 “적어도 사법부가 피해자에게 왜 피해자답지 못했냐고 힐난하며 2차 가해에 앞장서는 일은 없어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효숙 기자 shs@hankookilbo.com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