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톺아보기] “원플원 한다요”

입력
2019.02.01 04:40
25면

인터넷에서 누리꾼들이 만들어 내거나 즐겨 쓰는 말들은 재미있으면서 우리말을 풍요롭게 해 주는 경우가 많다. “이거 편의점에서 원플원 한다요”, “님들 다들 저녁먹자요”, “나랑 친해지면 톡 하자요!”처럼 해라체 종결어미에 높임 보조사 ‘요’를 덧붙여 ‘한다요’, ‘먹자요’, ‘하자요’처럼 쓰는 말을 ‘한다요체’라고 부른다. 한다요체는 재미가 있고 한국어 표현력에 도움이 된다.

본래 한다요체는 아이들이 높임말을 배우는 과정에서 쓰던 말이다. 아이들은 부모가 쓰는 해라체에 익숙하게 되는데, ‘한다’, ‘하자’에 ‘요’만 붙이면 높임말이 된다는 생각에서 한다요체를 창의적으로 만들어 쓴 것이다. 인터넷에서 한다요체는 10대에서 30대의 젊은 누리꾼들이 즐겨 쓰고, 40,50대의 중년 누리꾼도 종종 쓴다. 남성들보다 여성들의 사용이 훨씬 더 많다.

한다요체는 해라체를 쓰다가 급하게 높임말로 바꾸려는 과정에서 생겨난 말로서 높임말과 안 높임말의 느낌을 조화시켜 표현한다. 완전히 높이기도 망설여지고 안 높이기도 곤란한 상대방을 편하게 높여 대우하는 기능을 갖는다. 딱딱한 대화 분위기에서 벗어나 귀엽고, 부드럽고, 친근하게 표현하는 데도 효과가 있다. 그러면서 일상적으로 접하기 어려운 낯선 형식을 사용함으로써 새로운 재미를 더해 준다.

이러한 독특한 기능의 통신 언어 새말이자 21세기 한국어 ‘반말체’의 하나인 한다요체는 2010년 무렵에 크게 유행했다. 10여 년이 지난 지금 쓰임 빈도는 줄었지만 즐겨 쓰는 사람들은 아직도 활발히 쓰고 있다. 한다요체가 앞으로 꾸준히 쓰임으로써 한국어를 풍요롭게 해 주는 요소로서 완전히 자리를 잡을지 아니면 잠시 쓰이다가 사라지는 수많은 통신 언어의 하나가 될지 기대해 봄 직하다.

이정복 대구대 한국어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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