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두로 아웃’ 시위 또 열려…트럼프 “자유를 위한 투쟁”

입력
2019.01.31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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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열린 베네수엘라의 대규모 반정부 시위. 카라카스=로이터 연합뉴스
지난 23일 열린 베네수엘라의 대규모 반정부 시위. 카라카스=로이터 연합뉴스

“마두로 정부의 끝이 머지않았다는 확신을 가지고, 전보다 더 열심히 나오고 있습니다.”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과 재선거를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에 참석한 소베이아 곤살레스(63) 씨가 말했다.

AP 통신은 30일(현지시간) 수도 카라카스를 비롯해 베네수엘라 전역 주요 도시에서 우파 야권 지지자들이 국기를 흔들고 ‘자유선거’, ‘과이도 대통령’ 등의 구호를 외치며 마두로 정권 퇴진 시위를 벌였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 23일 열린 대규모 반정부 시위 이후 일주일 만에 열린 것이다.

이날 시위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베네수엘라 전역에서 마두로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리고 있다”면서 “’자유를 위한 투쟁(fight for freedom)’이 시작됐다!”라고 치켜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 전에도 ‘임시 대통령’을 스스로 선언한 야당 지도자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과 전화통화를 해 지지 의사를 밝혔다.

이번 시위를 조직한 베네수엘라 야권은 정오부터 2시간 동안 집과 직장에서 나와 평화 시위에 참여해달라고 독려해왔다. 특히 ‘임시 대통령’ 과이도 의장은 카라카스의 베네수엘라 중앙대학교를 예고 없이 찾아, 시위대의 환호를 받기도 했다.

그는 대학생들에게 “우리가 사는 베네수엘라의 위기에 항의하고 미래를 위해 우리는 거리에 머물고 있다”면서 “나의 목표는 위기 속에 나라를 떠난 국민이 다시 집에 돌아와 그들의 나라를 되찾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법원의 출국 금지와 자산 동결에도 잠을 잘 잤다"라고 덧붙였다. 친 마두로 성향의 베네수엘라 대법원은 전날 과이도 의장에 대한 검찰의 출국 금지와 은행 계좌 등 자산 동결 요청을 승인한 바 있다.

마두로 대통령은 시위가 열리기 전 군부를 방문해서 군사력을 과시하고, 군의 단결을 재차 당부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의 풍부한 석유 매장량에 눈독을 들여 일을 벌이고 있다며, 군에게 “미 제국주의가 이 땅에 발을 들여놓지 못하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과이도 의장의 배후에는 베네수엘라의 국영 석유기업(PDVSA)에 제재를 가하고 과이도를 조종해서 쿠데타를 일으키려는 미국 정부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미국을 비난해오고 있다.

한편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이날 마두로 정권을 ‘마두로 마피아’라고 부르며 이 정권과의 석유 거래 등을 하지 말라고 국제사회에 촉구했다. 볼턴 보좌관은 트위터를 통해 은행ㆍ금융업자와 중개업자, 무역업자 등을 비롯한 여타 사업체들에 대한 조언이라며 “마두로 마피아에 의해 베네수엘라 국민들이 도난당한 금, 석유, 기타 베네수엘라 상품들을 거래하지 말라”라고 말했다.

베네수엘라 전역에서 30일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또 다시 일어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에 대해 '자유를 위한 투쟁'이라며 지지 의사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캡처
베네수엘라 전역에서 30일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또 다시 일어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에 대해 '자유를 위한 투쟁'이라며 지지 의사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캡처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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