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트렌드, NOW] ‘아시아머니’ 몰리는 호주오픈 테니스 대회

입력
2019.01.29 15:40
수정
2019.01.29 19:01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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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호주오픈 테니스대회에서 우승한 오사카 나오미(왼쪽)가 지난 25일(현지시간) 멜버른에서 코치와 함께 훈련하고 있다. 멜버른=AP 연합뉴스
올해 호주오픈 테니스대회에서 우승한 오사카 나오미(왼쪽)가 지난 25일(현지시간) 멜버른에서 코치와 함께 훈련하고 있다. 멜버른=AP 연합뉴스

세계 4대 테니스대회 중 하나인 호주오픈에서 ‘아시아 머니’가 큰 손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여자단식 우승을 통해 아시아권 선수로서는 처음으로 세계랭킹 1위에 등극한 일본의 오사카 나오미(大坂なおみ)가 우승상금 410만달러(약 45억원)를 획득한 가운데, 한국과 중국 기업들이 이 대회 주요 후원기업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29일 보도했다.

‘아시아 머니’의 힘은 TV 중계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호주오픈을 시청할 때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경기장 곳곳에 새겨진 최대 후원기업 기아자동차의 로고다. 기아차는 2002년부터 18년 연속 공식 후원하고 있다. 올해부터 2023년까지의 후원계약 총액은 8,500만달러(949억원) 이상으로, 연간 1,000만달러 수준이었던 이전보다 큰 폭으로 상승했다. 기아차는 지난해 호주오픈을 통해 약 5억2,00만달러의 홍보 및 이미지제고 효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정현 선수가 한국 최초로 그랜드슬램에서 남자단식 4강에 오르며 한국 테니스 역사를 새로 쓰는 등 부수적인 홍보효과를 누렸다.

올해엔 새로운 중국 업체도 가세했다. ‘궈자오(國窖) 1573’이란 중국의 전통술 제조업체다. 후원 계약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호주오픈을 후원하는 중국 기업 중 가장 많은 금액을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경우 후원기업뿐 아니라 방송중계권을 둘러싸고 주최측과 큰 돈이 오가고 있다. 그랜드슬램 중 윔블던, US, 파리오픈에 비해 호주오픈이 중국과 시차가 적어 황금시간대에 주요 경기를 방송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기업 입장에서도 세계 부유층에게 인기가 높은 테니스 대회를 활용, 국제적인 브랜드 구축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궈자오 1573’도 중국과 한국에 국한돼 있던 고량주 시장을 영미권 시장으로도 확산하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호주오픈 주최 측의 아시아 중시 태도는 대회수익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호주오픈 당시 중국인 관중은 전년 대비 50% 급증했다. 지난해 2분기 대회주최 측 수익은 3억3,700만달러(약 3,764억원)로 10년 전에 비해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아시아머니’ 유입에 다른 주최측 수익 증가는 참가ㆍ우승상금 인상 등으로 참가선수들에게도 혜택으로 돌아가고 있다. 호주오픈의 올해 상금총액은 6,200만달러(약 692억원)다. 남녀단식 우승상금은 5년전 대비 55% 증가한 410만달러(약 45억원)에 이른다. 호주 현지에서는 ‘아시아머니’ 덕분에 상금총액이 곧 1억달러(약 1,117억원)에 달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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