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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일 관악구 117㎍ 때 강북ㆍ중랑ㆍ광진구 절반 수준 
 강남구 고층건물 몰리고, 관악구 간선도로 탓 대기 정체 
[저작권 한국일보] 김문중 기자

서울의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짙게 나타난 지난 11일, 하루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57㎍/㎥으로 ‘나쁨’(36~75㎍/㎥) 수준이었다. 그러나 같은 서울이라도 지역별로 농도는 크게 달랐다. 이날 초미세먼지 농도 최고값을 기록한 지역은 관악구로 오후 8~9시 시간평균 117㎍에 달해 ‘매우나쁨’(76㎍/㎥)을 훌쩍 뛰어넘었다. 반면 같은 시간 강북구와 중랑구는 54㎍, 광진구는 59㎍로 관악구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27일 한국일보가 올해 1월1~26일까지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넘은 날 서울과 경기, 부산, 충북, 전북 지역의 초미세먼지 농도를 구역별로 세분화해 분석한 결과, 같은 지역 내에서도 농도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경우 같은 기간 강남구(1월 5, 14, 15, 19일)와 관악구(4, 11일), 동대문구(12, 13일), 영등포구(18, 23일)에서 초미세먼지 농도가 최고값을 기록한 날이 많았다. 서울 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서울의 경우 서풍의 영향을 받아 서쪽 지역이 주로 농도가 높다”면서 중국에서 발생한 미세먼지와 산업단지가 많은 경기남부 등에서 배출한 미세먼지가 서풍을 타고 오는 영향을 받는 것으로 추정했다. 강남구는 고층 건물이 많이 배치돼 바람이 막히고 대기가 정체되면서 국지적으로 핫스팟이 만들어지고, 관악구의 경우 남부순환로 등 시외와 연결된 간선도로가 지난다는 점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경기도는 양주 백석읍, 부천 내동이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경기도 보건환경연구원은 백석읍의 경우 산지에 위치해 있고 동서가 막힌 지형이어서 새벽부터 아침까지 대기가 정체돼, 교통량이 증가하는 아침부터 오전까지 미세먼지가 고농도로 치솟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부천 내동 인근에는 산업단지와 경인고속도로가 위치해 있다.

부산은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을 보인 7일 내내 사상구 학장동 한 곳이 최고값을 기록했다. 바로 옆 사상공업단지가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높다. 충북 지역은 산업단지가 위치한 청주 청원구 사천동, 속리산 왼쪽에 위치한 분지지형으로 대기정체가 발생하는 보은읍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았다.

지난 2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63아트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 위로 미세먼지 띠가 남아있다. 연합뉴스

전북 지역에서는 익산 남중동, 전주 송천동, 부안읍의 농도가 높았다. 남중동은 높은 건물이 많아 대기가 정체되고, 송천동은 인근 3개 산업단지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 부안읍은 서해안 바닷가에 위치해 국외 유입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분석된다.

같은 지역 내에서도 초미세먼지가 고농도로 발생하는 ‘핫스팟’이 존재하는데도 지방자치단체들은 구체적인 원인 분석은 시도도 하지 못하고 있다. 미세먼지 농도 추이를 단순히 기록하고 측정소를 관리하는 것만으로도 인력과 재원이 벅차다는 것이다.

김순태 아주대 환경안전공학과 교수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상업지구, 빌딩 숲 등에는 국지적으로 미세먼지 핫스팟이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국민 건강에 미치는 위해성을 추정하고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초미세먼지의 성분 분석 등 세밀한 관리가 필요한데 현재 지자체 인력과 재원은 이를 분석하고 관리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고은경 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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