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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상 전문가의 비관론 
서울 아침 기온이 영하 10도로 반짝 추위가 찾아온 16일 오전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상공이 미세먼지가 사라져 푸르게 보인다. 오른쪽 사진은 15일 오전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모습. 홍인기 기자

미세먼지 저감 대책으로 논의 중인 인공강우 실험을 두고 기상 전문가가 비관적인 견해를 내놨다.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은 24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미세먼지 저감 조치가 발령된 날을 보면 구름이 별로 없어서 인공강우로 인한 미세먼지 제거 실험을 할 수 있겠냐는 현실적인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기상청과 환경부는 25일 서해상에서 인공강우를 통해 미세먼지 저감 효과를 분석하는 합동 실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인공강우란, 구름 안에 구름 입자를 빗방울로 크게 만들어주는 응결핵을 인공적으로 뿌려 빗방울을 급속히 성장시켜 땅에 비를 내리게 하는 기술이다. 반 센터장은 “인공강우는 없던 비를 새롭게 만드는 신기술이 아니라 비를 더 내리게 도와주는 기술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인공강우는 가뭄을 해소하는 목적으로 연구돼 왔지만, 최근 미세먼지 저감 효과가 있는지를 두고도 연구가 진행 중이다. 반 센터장은 한국의 인공강우 기술을 ‘초보 수준’이라고 했다.

반 센터장은 “최근 연구에 ‘시간당 최소한 5mm 이상의 비가 내려야 미세먼지 농도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는 발표가 있다. 일단 비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 미세먼지 저감 효과는 있을 거라고 본다”면서도 ‘미세먼지 농도가 높으면서 인공 강우를 할 만한 날이 많지 않다’는 점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구름의 양때문이다.

반 센터장은 “우리나라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은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받을 때인데, 이런 날씨 특징은 맑다는 것”이라며 “얼마 전처럼 비상 저감 조치가 발령된 날을 보면 구름은 별로 없다. 그러니까 실제로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 과연 인공강우로 인해 미세먼지 제거 실험을 할 수 있겠냐는 현실적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반 센터장은 또 “기상청이 2008년부터 실험을 하고 있다. 2017년에도 9회 정도 실험을 했는데, 인공 강우를 해서 한 1mm 정도 증우 효과가 있었다”며 “1mm 증우 효과로 미세먼지 저감 효과가 있겠나, 아직 우리나라 기술력과 여러 현실적인 문제가 생기지 않겠냐고 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번 인공강우 실험이 예산 낭비 아니냐’는 지적에 반 센터장은 “그렇게 크게 투여되는 비용은 아니라고 본다”며 “인공강우 기술로 미세먼지 저감에는 큰 효과는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앞으로 가뭄 극복 등 기술력이 될 거로 보기 때문에 개발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정은 기자 4tmr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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