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톺아보기] 2019년 웃으면 부자 돼지요

입력
2019.01.21 04:40
29면

2019년 올해는 기해(己亥)년으로 돼지띠의 해이다. 그러나 보니 ‘돼지’를 활용해 “새해에는 원하는 거 다 돼지요.”, “2019년 웃으면 부자 돼지요.”와 같이 적은 새해 인사 문구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위의 표현에서 ‘돼지요’는 틀린 표현이고 ‘되지요’로 쓰는 것이 맞다. ‘되지요’는 동사 ‘되다’의 어간 ‘되-’에 종결 어미 ‘-지’와 존대의 보조사 ‘요’가 결합한 말이다. “이제 연락이 돼니 자주 통화하자.”에서도 ‘돼니’는 틀린 표현이고 ‘되니’로 쓰는 것이 맞다. ‘되니’는 어간 ‘되-’에 원인을 나타내는 연결 어미 ‘니’가 결합한 말이다.

‘돼’는 어간 ‘되-’에 종결 어미 ‘어’가 결합한 ‘되어’의 준말이기 때문에 ‘되어’로 풀어 쓸 수 있는 말들만 ‘돼’의 형태로 적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오래오래 사셔야 돼요.’에서 ‘돼요’는 ‘되어요’로 풀어 쓸 수 있기 때문에 ‘돼요’로 적어야 한다. 그런데 이를 ‘되요’로 적게 되면 어간 ‘되-’에 보조사 ‘요’만 결합해 어미 ‘-어’가 탈락되어 버린 형태가 되기 때문에 틀린 표현이다.

“수술이 잘 돼서 정말 다행입니다.”에서도 ‘돼서’는 ‘되어서’로 풀어 쓸 수 있기 때문에 ‘돼서’로 적어야 한다. 이를 ‘되서’로 적는 것은 틀린 표현인데, 이는 우리말에 ‘-서’와 같은 형태의 어미가 없기 때문이다.

‘되’를 써야 할지 ‘돼’를 써야 할지 헷갈리는 경우에는 ‘되어’로 풀어 써서 말이 되는 경우는 ‘돼’를 쓰고, 말이 되지 않는 경우는 ‘되’로 쓰면 된다. “준비가 안 돼 있어서요.”는 ‘안 되어’로 풀어 쓸 수 있으므로 ‘돼’로 적지만 “이유를 알아야 되잖아.”는 ‘되어잖아.’로 풀어 쓸 수 없으므로 ‘되잖아’로 적어야 한다.

유지철 KBS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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