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남북 언어 이질성 극복할 겨레말큰사전 편찬 차질?

입력
2019.01.17 15:26
수정
2019.01.17 20:12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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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회의 제안에 북측 열흘 넘게 침묵

2015년 12월 6일~13일 중국 다롄(大連)에서 남북 인사들이 겨레말큰사전 제작을 위한 '제25차 공동편찬위원회 회의'를 하고 있다. 사업회 제공
2015년 12월 6일~13일 중국 다롄(大連)에서 남북 인사들이 겨레말큰사전 제작을 위한 '제25차 공동편찬위원회 회의'를 하고 있다. 사업회 제공

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사업회의 남측편찬위원회가 북측편찬위원회에 2월 편찬 회의를 열자고 공식 제안했으나, 열흘이 넘도록 답을 받지 못한 상태인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사업회는 지난 7일 중국 베이징(北京)에 있는 북한 민족화해협의회 사무소를 통해 “다음 달 공동 편찬 회의를 진행하자. 이에 앞서 사전 실무 협의 일정을 잡자”고 제안했지만, 북측 편찬위로부터 답을 받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 실무자들은 지난해 11월 27일 중국 선양(瀋陽)에서 만나 제26차 회의를 2월에 개최하자고 합의한 바 있다.

30만여 개 단어를 포함하는 남북 통합 국어사전을 편찬하는 겨레말큰사전 사업은 2005년 시작됐지만, 북한 핵실험으로 남북 교류ㆍ협력 사업이 얼어붙으며 2015년 제25차 편찬 회의를 끝으로 사실상 중단됐다. 시한이 3년 연장되기는 했으나 당초 올해 4월 완료를 목표로 했던 사업의 진척률은 약 80%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겨레말큰사전 논의는 남북관계가 훈풍을 타면서 지난해 4월 평양공연을 위해 남측 예술단을 이끌고 방북한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북측에 사업 재개를 공식 제안하며 시작됐다. 이후 평양에서 열린 9ㆍ19 남북 정상회담 특별수행원으로 염무웅 사업회 이사장이 북한을 방문한 데 이어, 다음 달에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한글날을 계기로 “겨레말큰사전 공동편찬을 이어가겠다”고 밝히면서 사업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그러나 남북이 11월 실무 협의를 진행한 것을 제외하면, 별다른 진척이 없는 상태다. 편찬 회의를 개최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협의도 필요한 상황이다. 다만 실무 협의 당시 북측이 ‘편찬 회의를 1분기에 열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던 만큼 늦어도 3월 안에는 편찬 회의가 열릴 것이라고 사업회는 기대하고 있다. 사업회 관계자는 “북한이 여러 외교 일정을 고려해야 하는 점을 감안하면, 선뜻 일정을 확정하지 못하는 것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고 밝혔다.

사업회 제안대로 편찬 회의 일정이 잡히면, 장소는 북측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15년 마지막 회의는 중국 다롄(大連)에서 열렸다. 회의 참석 인원은 총 30~40명 규모로 구성될 전망이며, 약 일주일간 회의가 진행될 것으로 사업회는 보고 있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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