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황그룹’ 초ㆍ재선 회동에 한국당 시끌

입력
2019.01.16 17:46
수정
2019.01.16 22:00
8면
구독

황교안 입당하던 날, 의원 7~8명 여의도서 지원 방안 등 모색

추경호, 黃총리 시절 측근서 보좌… 박완수ㆍ민경욱도 인연

나경원 대대적 계파 단속 나서… 黃 “할 수 있는 역할 찾아 진력”

자유한국당에 입당한 황교안(오른쪽) 전 국무총리가 1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입당식 후 나경원 원내대표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오대근 기자
자유한국당에 입당한 황교안(오른쪽) 전 국무총리가 1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입당식 후 나경원 원내대표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오대근 기자

황교안 전 국무총리의 자유한국당 입당을 기점으로 당내 ‘친황(교안) 그룹’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초ㆍ재선 의원 일부가 호텔 회동을 갖고 전당대회 출마가 유력한 황 전 총리 지원 방안을 모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황 전 총리는 16일 페이스북에 “국민이 하루하루 힘들게 살고 나라가 위태로운 지경으로 이를 바로잡기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아 진력하겠다”고 밝혔다. 당내 계파 부활 조짐을 우려한 나경원 원내대표는 현역 의원은 당 대표 경선 캠프에 참여할 수 없다는 당헌당규를 강조하며 단속에 나섰다.

이날 정치권에 따르면 황 전 총리 입당식이 있었던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추경호, 박완수, 민경욱, 박대출, 김기선 의원을 비롯한 당내 의원 7~8명이 모임을 가졌다. 대외적으로는 당내 초ㆍ재선 모임인 ‘통합ㆍ전진’ 소속 의원들이 모인 자리였지만 사실상 원외 인사인 황 전 총리의 당내 안착 등 지원 방안을 모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동에 참여했던 추 의원과 민 의원은 회동이 끝난 후 국회에서 진행된 입당식에도 참석했다.

이날 회동이 주목을 받으면서 참석한 의원들과 황 전 총리의 인연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황 전 총리 입당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추 의원은 황 전 총리가 법무부 장관과 국무총리를 지낸 2014년 7월부터 2016년 1월까지 국무조정실장을 지냈다. 국무조정실장은 중앙행정기관의 지휘 감독, 정책조정 등과 관련해 총리를 보좌하는 만큼 측근으로 분류된다.

박 의원은 황 전 총리가 2009년 창원지검장으로 재직할 당시 창원시장을 지낸 것이, 민 의원은 2014~2015년 청와대 대변인을 지내면서 국정에 관여한 것이 인연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회동에 참여한 의원을 두고 일각에서 ‘친황계’라고 규정하자 나 원내대표는 대대적 단속에 나섰다. 한나라당→새누리당→자유한국당에 이르기까지 10년 넘게 당 혁신을 가로막은 고질병이었던 계파가 부활할지도 모른다는 우려에서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6일 경기 과천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연찬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6일 경기 과천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연찬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나 원내대표는 이날 경기 과천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연찬회 모두발언에서 “친박, 비박을 넘어섰더니 친황이라는 말이 나온다”며 “당헌당규에 따라 전당대회를 하면 그 캠프에 못 들어가는 걸 잘 아시지 않냐”고 강조했다. 한국당 당규 제34조에 따르면 후보자가 아닌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은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 나 원내대표는 이어 “새로운 미래로 가기 위해서는 더 이상 계파 이야기가 나오지 않게 해야 한다”며 “통합으로 가는 데 있어 (의원들이) 당헌당규를 따르지 않으시면 곤란하다”고 덧붙였다.

논란을 의식한 듯, 회동에 참가한 한 의원은 “황 전 총리 입당과 전당대회를 소재로 이런 저런 의견을 교환했을 뿐 친황 모임 성격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전당대회(2월 27일)를 앞두고 주요 지지기반으로 알려진 친박계에서 상당수 인사가 가세하면 친황 모임이 급속히 세를 늘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