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마지막 공주’ 덕온공주가 한글로 쓴 책 돌아왔다

입력
2019.01.16 09:56
문화재청이 덕온공주가 쓴 '자경전기'(慈慶殿記)와 '규훈'(閨訓)을 비롯해 68점으로 구성된 '덕온공주 집안의 한글자료'를 지난해 11월 미국에서 사들여 국내로 들여왔다고 16일 밝혔다. 사진은 덕온공주가 남긴 '자경전기'(慈慶殿記). 문화재청 제공=연합뉴스
문화재청이 덕온공주가 쓴 '자경전기'(慈慶殿記)와 '규훈'(閨訓)을 비롯해 68점으로 구성된 '덕온공주 집안의 한글자료'를 지난해 11월 미국에서 사들여 국내로 들여왔다고 16일 밝혔다. 사진은 덕온공주가 남긴 '자경전기'(慈慶殿記). 문화재청 제공=연합뉴스

조선의 마지막 공주였던 덕온공주(1822∼1824)가 한글로 쓴 책이 국내에 돌아왔다. 공주는 정실 왕비가 낳은 딸을, 옹주는 후궁이 낳은 딸을 이른다.

문화재청은 덕온공주가 쓴 '자경전기'(慈慶殿記)와 '규훈'(閨訓)을 비롯해 68점으로 구성된 '덕온공주 집안의 한글자료'를 지난해 11월 미국에서 사들여 국내로 들여왔다고 16일 밝혔다.

덕온공주는 23대 왕 순조와 순원왕후 사이에서 태어났다. 인기사극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 박보검이 분했던 주인공 효명세자의 막냇동생이다.

덕온공주는 열다섯되던 해인 1837년 양반가 자제 윤의선과 혼례를 올렸지만, 결혼 7년 만에 세상을 떠났다.

문화재청 산하 국외소재문화재재단과 국립한글박물관이 협력해 환수한 '덕온공주 집안의 한글자료'는 덕온공주와 양자 윤용구(1853∼1939), 손녀 윤백영(1888∼1986) 등 왕실 후손이 3대에 걸쳐 작성한 한글 책, 편지, 서예 작품으로 구성됐다.

'자경전기'와 '규훈'은 처음 발견된 덕온공주 친필 서책이라는 점에서 희소가치가 높다.

'자경전기'는 1777년 정조가 어머니 혜경궁 홍씨를 위해 창경궁에 지은 전각인 자경전 유래를 밝힌 책이다. 정조 아들 순조가 1808년 어머니 효의왕후(정조 비) 명을 받들어 한문으로 먼저 지었다.

이번에 돌아온 문화재는 덕온공주가 어머니 순원왕후(순조 비) 명에 따라 '자경전기'를 우리말로 옮긴 것으로, 단아한 궁체로 정갈하게 쓴 것이다.

'규훈'은 여성이 지켜야 할 덕목과 예절을 소개한 일정의 수신서다.

순원왕후가 사위 윤의선에게 보낸 편지와 신정왕후(추존왕 익종 비), 명헌왕후(헌종 계비), 철인왕후(철종 비), 명성황후(고종 비) 등이 직접 쓰거나 상궁이 대필해 덕온공주 집안에 보낸 한글편지도 이번 자료에 다수 포함됐다.


이 중 신정왕후가 1874년 윤용구의 첫 번째 부인 광산김씨에게 보낸 편지는 조선 최고 한글명필로 꼽히는 궁중여성 서기 이씨가 대필한 것으로 사료적 중요성이 크다.

내용은 그해 2월 8일 명성왕후가 훗날 순종이 되는 원자를 출산한 기쁨을 전한 것이다.

덕온공주 아들 윤용구가 1909년 고종 명으로 왕실 여성들을 위해 쓴 역사책 '정사기람'(正史紀覽)과 윤영구가 1899년 12살 딸 윤백영을 위해 여성과 관련된 역사를 발췌해 정리한 '여사초략'(女史抄略) 등 한글 역사서 2권도 함께 돌아왔다.

윤백영이 1934년 환소군 전기를 한글 궁체로 쓴 '환소군전'(桓少君傳) 한 점도 포함됐다. 윤백영은 1929년 조선미술전람회에 한글 궁체 서예 작품을 출품해 입선했다.

문화재청은 '덕온공주 집안의 한글자료'를 국립한글박물관에 이관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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