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합의안, 영국 하원서 사상 최대 ‘230표’ 차로 끝내 부결

입력
2019.01.16 06:35
수정
2019.01.16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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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찬성 202명, 반대 432명 나와 

 노동당 “정부 불신임안 제출” 

 메이 총리 “하원서 내일 논의” 

15일 영국 하원에서 브렉시트 합의안 승인투표가 실시되고 있다. 런던=로이터 연합뉴스
15일 영국 하원에서 브렉시트 합의안 승인투표가 실시되고 있다. 런던=로이터 연합뉴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합의안이 15일(현지시간) 열린 하원의 승인투표에서 사상 최대 표차로 부결됐다. 노동당은 곧바로 테리사 메이 총리 정부에 대한 불신임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외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영국 하원은 정부가 EU와 합의한 브렉시트 협정 및 ‘미래관계 정치선언’을 찬성 202표, 반대 432표로 부결시켰다. 230표 차이는 영국 의정 사상 최대 표 차이로, 정부가 200표 넘는 표차로 의회에서 패한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영국과 EU는 지난해 11월 △브렉시트 전환 기간 △분담금 정산 △상대국 국민의 거주권리 등에 대한 내용을 담은 585쪽 분량의 ‘브렉시트 협정’, 향후 새로운 자유무역지대 구축 등 미래관계 협상의 골자를 담은 26쪽 분량의 ‘미래관계 정치선언’에 각각 합의했다. 같은 달 25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특별 정상회의에서 양측은 합의안에 공식 서명한 뒤, 비준동의 절차에 착수했다. 브렉시트 합의안은 영국과 EU 양쪽 의회에서 모두 비준동의 절차가 필요한데, 특히 영국은 의회의 통제권 강화를 위해 비준동의에 앞서 정부가 EU와의 협상 결과를 놓고 하원 승인투표를 실시하도록 했다. 당초 이 승인투표는 지난달 11일로 예정됐지만, 부결 가능성을 우려한 메이 총리가 이를 한 차례 연기한 바 있다.

그 이후 메이 총리는 정치권 설득을 위해 총력전을 펼쳤으나, 끝내 합의안 부결을 막지 못했다. 이제 영국 정부는 3 개회일(sitting days) 이내인 오는 21일까지 ‘플랜 B’를 제시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날 승인투표 부결 직후, 제1야당인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는 정부 불신임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메이 총리는 이튿날 의원들이 관련 논의를 할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조기 총선이 열리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영국 고정임기 의회법은 정부 불신임안이 하원을 통과하고, 14일 이내에 새 내각 신임안에 대해 하원이 의결하지 못할 경우 조기총선을 열도록 하고 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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