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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나쁨’ 넘어, 관측 이래 최악… 15일에도 공공기관 차량 2부제
고농도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 곳곳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된 14일 오전 서울 종로의 빌딩숲이 뿌옇게 보인다. 연합뉴스

사상 최악의 고농도 미세먼지가 전국을 뒤덮었다. 연속 이틀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된 14일 서울과 경기의 초미세먼지(PM2.5) 일평균 농도가 2015년 관측 이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수도권 이외 전국 곳곳에서도 미세먼지 농도가 짙게 나타나면서 그야말로 숨쉬기 어려운 하루였다. 15일도 고농도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보되면서 수도권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사흘 연속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된다.

[저작권 한국일보] 초미세먼지 농도. 그래픽=신동준 기자

이날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서울과 경기는 오후 4시 기준 일평균 초미세먼지 농도가 각각 120㎍, 116㎍을 기록해 ‘매우 나쁨’(76㎍/㎥ 이상)을 크게 넘어섰다. 특히 이날 한 때 서울 강남구는 176㎍, 경기 부천은 무려 248㎍, 강원 철원은 177㎍까지 치솟았다. 서울과 경기도 전역, 인천 일부 지역에는 사상 처음으로 초미세먼지 경보도 내려졌다. 이날 수도권 초미세먼지 농도는 2015년 공식 측정을 시작한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던 2018년 3월25일(경기 102㎍, 서울 99㎍)를 넘어선 것이다. 초미세먼지 경보는 권역별 평균 농도가 2시간 이상 150㎍이상일 때 내려진다.

전국 10개 시도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된 14일에는 서울, 경기 뿐만 아니라 세종(101㎍), 인천(100㎍), 충북(111㎍), 충남(102㎍), 전북(92㎍) 등 제주를 제외한 전국 대부분의 지역이 ‘매우 나쁨’과 ‘나쁨’(36~75㎍/㎥) 수준을 넘어섰다.

[저작권 한국일보] 미세먼지 스케치고농도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 곳곳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된 14일 오전 서울 광화문 사거리에서 일부 차량들이 전조등을 켜고 운행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초미세먼지 농도가 100㎍을 훌쩍 넘을 정도로 강도가 센 것은 중국발 스모그에 대기정체와 높은 습도, 안개 등 국내 기상상황이 맞물렸기 때문이다. 장임석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예보센터장은 “대기정체→국내외 미세먼지 축적→국외유입→대기정체가 반복되고 있다”며 “현재 한반도에 영향을 주는 특정 고기압 세력이 없고, 기압선이 넓게 분포하면서 바람이 약해 대기가 정체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14~15일 한반도 초미세먼지(PM2.5) 예상 범위_연합뉴스

더욱이 습도가 높고 안개가 자욱하게 발생한 것도 2차 미세먼지 발생을 높이고 있다. 안개가 끼면 대기와 오염물질이 섞일 수 있는 높이가 1㎞에서 수백m로 낮아지면서 같은 양의 오염물질이 배출돼도 부피가 줄며 농도가 세진다는 것이다.

한편 한반도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는 베이징(北京)과 톈진(天津), 허베이(河北)성 등 중국 수도권은 지난 11일 오후부터 심각한 수준의 스모그가 계속되고 있다. 베이징의 경우 이날 동부와 남부를 중심으로 공기질지수(AQI)가 400 안팎까지 치솟았다. 6단계 오염도 가운데 가장 높은 엄중(嚴重)수준이다. 이 지역의 초미세먼지 수치도 200㎍을 넘었다. 한반도와 가까운 산둥(山東)성도 이날 스모그에 안개까지 겹치면서 일부 도시에선 가시거리가 50m에도 미치지 못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15일 오후부터 찬 북서풍이 불면서 미세먼지가 차츰 해소될 것으로 보이지만 그동안 축적된 초미세먼지가 많아 충청권ㆍ호남권ㆍ영남권은 ‘매우 나쁨’, 그 밖의 권역도 ‘나쁨’으로 예보했다. 이에 따라 14일에 이어 15일에도 수도권(서울ㆍ인천ㆍ경기)과 부산, 충청권(대전ㆍ세종ㆍ충남ㆍ충북), 전라권(광주ㆍ전북) 등 10개 시도에서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된다. 행정ㆍ공공기관 차량 2부제가 실시되고 서울에서는 2005년 이전 수도권에 등록된 2.5톤 이상 경유차량(32만대)은 운행이 제한되며 위반하면 과태료 10만원을 부과한다. 화력발전소 가동도 80%로 제한된다.

고은경 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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