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2인자’ 박보희 전 세계일보 사장 별세

입력
2019.01.13 15:59
수정
2019.01.13 21:16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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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희 전 세계일보 사장.
박보희 전 세계일보 사장.

‘통일교 2인자’로 불리던 박보희 전 세계일보 사장이 12일 오전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9세.

1930년 충남 아산에서 태어난 고인은 육사를 졸업해 장교로 복무했다. 주미 한국대사관 무관 보좌관등을 거쳐 중령으로 예편한 후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에 합류했다. 문선명(1920~2012) 통일교 총재의 영어 통역을 하며 통일교 중심 인물로 자리잡았다. 통일교의 언론과 문화 사업을 이끌며 문 총재의 오른팔로 종종 언급됐다.

고인의 딸 박훈숙씨는 문 총재의 둘째 아들 흥진씨와 정혼을 맺었다가 흥진씨가 사고로 숨지자 영혼결혼식을 올린 후 문훈숙으로 성을 바꿔 유니버설발레단 단장으로 활동 중이다. 고인의 둘째 아들 진성씨와 문 총재의 3녀 인진씨가 혼인하기도 했다. 고인은 선화학원 이사장, 미국 뉴욕시티트리뷴 발행인, 워싱턴타임스 회장 등을 지냈고, 1991년부터 3년 가량 세계일보 사장을 역임했다. 1994년 7월 김일성 북한 주석이 사망하자 북한을 방문해 조문하기도 했다.

박보희 세계일보 사장(좌)이 1994년 김일성 북한 주석 조문을 위해 방북해 김정일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세계일보 제공
박보희 세계일보 사장(좌)이 1994년 김일성 북한 주석 조문을 위해 방북해 김정일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세계일보 제공

고인은 1976년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 보도로 불거진 일명 ‘코리아 게이트’에 연루되기도 했다. 그는 이와 관련 미 하원에 출석해 “나는 자랑스러운 한국인이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린 일로 유명하다. 코리아 게이트는 중앙정보부가 재미사업가 박동선씨를 활용해 미 정치인들에게 로비 활동을 했다가 한미관계를 최악의 상태로 몰아간 사건이다.

유족으로는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 단장 등 2남3녀가 있다. 빈소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0호. 발인 15일 오전 5시30분. (02)3010-2000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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